내년 주총 표대결 위해 연말 지분 경쟁 치열 … 씨모텍ㆍ페이퍼코리아ㆍ소디프신소재 등 관심

연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휘말린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 관심이다. 해당 기업의 경영진과 M&A 측은 내년 정기주총을 의식, 연말을 앞두고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어 주가가 연일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가 경영권 확보 여부를 가름짓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적대적 M&A에 노출된 코스닥기업 씨모텍의 주가는 지난 19일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 8월 이후 최고치인 1만3300원까지 올랐다.

이 같은 주가 급등은 내년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앞두고 경영진과 공격세력이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사흘간 IBK투자증권을 창구로 매수 주문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씨모텍은 M&A를 시도 중인 김재우 동인스포츠 회장이 제기했던 임시주총 소집요구가 기각됨에 따라 내년 정기주총에 가서야 경영권 향배가 갈리게 될 상황이다. 김 회장 측은 김영환 씨모텍 부사장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여 현재 보유지분을 27%대까지 확대,현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페이퍼코리아는 경영진과 소액주주들 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지난 18일 상한가에 이어 19일 5.45% 오르는 등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 종목에 대한 매수주문은 대우증권 창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종호 현대페이퍼 대표를 앞세운 소액주주연대는 페이퍼코리아의 최대주주인 글로벌피앤티 지분 25.06%가 법원 판결에 따라 의결권이 제한된 점을 틈타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회사도 최근 임시주총 소집이 무산돼 내년 정기 주총에서 이사 임을 둘러싸고 표대결이 벌어질 예정이다.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과 이영균 사장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스닥기업 소디프신소재도 지난 19일까지 닷새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 8일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를 신청해 치열한 지분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장외 건설업체인 라파도이엔씨가 이달 24일까지를 시한으로 공개 주식매수에 나서고 있는 혜인은 최대주주인 원경희 전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확대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원 전 회장 측은 지난 19일 자사주 0.6%를 장내에서 추가로 매수, 보유지분을 24.86%로 늘린 상태다. 이 회사 주가는 라파도이엔씨의 공개매수 규모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지난 주말에는 4.29% 하락한 6030원에 마감했다.

M&A컨설팅업체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적대적 M&A 관련주들도 기관의 윈도 드레싱 효과와 똑같은 원리로 결제일을 감안한 실제 주주명부 폐쇄일인 오는 26일에 임박할수록 지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이들 업체는 수급을 통해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26일 부근부터는 급락세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