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할리우드 드라마 주연으로 뽑혀 아역배우 페니(마일리 사이러스)와 함께 5년간 드라마를 찍어온 볼트(존 트라볼타)는 자신이 진짜로 초능력을 써 위기에 빠진 페니를 구하는 '슈퍼독'인줄 안다.

어느 날 페니를 구하지 못하는 결말로 촬영이 끝나고 트레일러에 갇힌 볼트는 페니를 구하기 위해 탈출을 감행했다가 뉴욕행 비행기에 실려 간다.

뉴욕 뒷골목에서 만난 고양이 미튼스는 볼트가 할리우드 출신 임을 알고 그를 할리우드로 이끌고, 기차와 자동차를 번갈아 히치하이킹하며 미 대륙을 횡단하는 이 여정에 볼트를 진짜 슈퍼 영웅으로 생각하는 햄스터 라이노가 동참한다.

'트루먼 쇼'의 동물 애니메이션판 '볼트'는 월트디즈니 특유의 따뜻하고 가족적인 이야기에 픽사의 빛나는 재기가 장면 장면 더해진 애니메이션이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의 성격이 생생하다.

슈퍼영웅 시절의 '각 잡힌' 볼트와 자신이 평범한 개임을 깨닫고 좌절하는 시기의 볼트, 미튼스의 도움으로 점점 '개'로서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볼트의 표정 변화는 발달한 애니메이션 기술이 발휘돼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냉소적인 고양이 미튼스가 슬쩍슬쩍 정을 내비치며 볼트의 조력자로 변모하는 모습과 귀여운 햄스터 라이노의 호들갑도 유쾌함을 더한다.

로드무비의 본바탕에 아기자기하고 재치있는 에피소드들이 덧입혀져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 관객이 보기에도 손색없다.

곁가지로 3D 애니메이션 기법을 최대한 활용해 큰 스케일의 액션 장면을 그린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 도입부의 스펙터클한 액션신은 만화적인 과장에도 불구하고 실사영화 못지않게 흥미롭다.

미 동서부 사이의 오하이오, 네바다 등을 거쳐 가는 풍경 묘사도 즐겁다.

31일 개봉. 전체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