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ㆍ신한銀과 3000억 추가조성 … 금리 최대 1.5%P 낮게 대출

포스코는 25일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상생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주기 위해 마련된 상생펀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로써 포스코가 운영하는 상생펀드 규모는 기존의 1000억원을 더해 4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구체적인 실무 협의가 완료되는 다음 달 중순부터 중소기업들에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뭄에 단비,상생펀드

창원지역 중장비 부품업체인 Y사는 올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운영 자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거래하던 은행을 찾아갔지만 요구하는 금리가 너무 높았다. 매출 300억원 규모 회사로서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조금만 금리가 낮아도 견딜 수 있을 텐데….수소문 끝에 기업은행 문을 두드렸다. 포스코가 자금을 댄 상생펀드 자금을 빌리기 위해서였다. 무사히 자금대출 심사를 통과했고 다른 시중 은행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금리에 운영 자금을 손에 넣었다.

부산에서 운송업을 하는 H사도 비슷한 케이스.운전자금 20억원을 포스코 상생펀드를 운용하는 대구은행으로부터 시중 금리보다 1.5%포인트 싼 값에 빌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금융 지원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상생 프로그램"이라며 "요즘처럼 어려울 때는 단 몇천만 원의 이자 비용이라도 줄어들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기업은행(600억원)과 대구은행(400억원)을 통해 운용해 온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가 중소기업들에 '상생'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포스코의 '통큰 결정'

포스코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각각 1000억원씩 2000억원 규모의 예금에 가입하고 우리ㆍ신한은행이 500억원씩을 더해 총 3000억원의 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해당 은행들의 대출 심사를 통해 중소기업에 저리로 지급된다. 심동욱 포스코 자금그룹 리더(부장)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평균적으로 다른 은행에서 빌릴 때보다 금리가 1~1.5%포인트 정도 낮게 지원될 것"이라며 "포스코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이자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심동욱 리더는 "중소기업에 자금이 원활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과도 싼 값에 보증서를 발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잇따르는 상생펀드

다른 대기업들도 상생펀드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은 최근 기업은행과 손잡고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용 특별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ㆍ기아차 그룹이 200억원을 기업은행에 무이자로 예탁하고 기업은행이 800억원을 보태는 형식이다. 중소기업이 이 펀드의 자금을 이용하면 시중 은행보다 평균 1.3%포인트 낮은 우대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 등 LG그룹 6개 계열사도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를 올해 1750억원에서 내년엔 3430억원으로 100%가량 증액할 방침이다. 중소협력업체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의 상생펀드 중에는 조성만 해 놓고 실제 대출이 안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며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