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은 10월을 보내고 11월을 맞는 뉴욕 증시 투자자들의 시선은 4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쏠릴 전망이다.

10월 마지막 주 뉴욕증시는 신용경색을 해소하려는 세계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정책이 가시적인 효력을 발휘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 불안감을 반영한 변동성도 어느 정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주식 매입에 나서는 펀드도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도 결과에 관계없이 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꾸준히 앞서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추가 경기부양책의 규모와 효과 등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큰 탓에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부양책을 서둘러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대선결과가 나와 불확실성이 감소하면 차기 대통령 취임 전까지 60일간 증시는 통상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이후 본격화될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강화 논의도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침체로 악화될 게 확실한 각종 경기 관련 지표에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7일 발표되는 10월 고용지표(비농업 부문)에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월가 전문가들 대부분은 미국의 고용사정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로 기업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자들이 상당 기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의 전문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에 20만명의 일자리가 줄어 들고 실업률은 전 달의 6.1%에서 6.3%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3일과 5일 각각 예정된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와 서비스업지수도 실물경제가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보여주는 잣대다. 7일에는 9월 잠정 주택판매 결과가 나와 주택시장 동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주택시장이 안정돼야 미국 경기가 회복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 관련 통계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주가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3분기 기업 실적발표도 이어진다. 이번 주에는 스프린트넥스텔 마스터카드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S&P500 소속 기업의 59%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평균 수익이 23.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런던은행간 금리(리보)의 지속적 하락 등 경색된 자금시장이 완화되는 신호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증시 변동성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속히 회복될 수 있다. 존 프라빈 푸르덴셜 인터내셔널의 수석투자전략가는 "변동성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과 같은 극단적인 급등락 현상은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