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속에 급락했던 '악몽의 10월'을 보낸 미 뉴욕증시가 11월을 맞이했다.

이번 주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10월 실업률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세계 금융위기의 공포가 각국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다소 진정되면서 10월 마지막 주에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10월 전체로 보면 거의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9,325.01에 10월을 마감해 한달간 14.1% 하락, 1988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6.9% 떨어져 1987년 10월의 21.8%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나스닥종합지수도 17.7% 빠져 2001년 이후 최악이었다.

S&P 500의 10월 하락률은 역대로는 9번째에 해당된다.

그러나 10월 마지막주만 보면 다우지수는 11.3% 나스닥은 10.9%, S&P 500지수는 10.5%씩 올라 보기 드문 호성적을 기록했다.

S&P 500의 주간 상승률은 1974년 10월 둘째주의 14.1% 이후 34년만에 최고치다.

뉴욕 증시 뿐 아니라 세계의 상당 수 증시가 10월에 급락하다 막판에 급등했다.

변동성이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인 러시아 증시도 10월 마지막주에 42.5%나 폭등했지만 10월 전체로는 28.8% 폭락했다.

이같이 우울했지만 마지막 주를 그나마 잘 보낸 증시는 이번 주에는 우선 4일 치러지는 미 대선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로 예상되는 추가 경기부양책 가능성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대선 결과가 가려짐으로써 불확실성이 줄어든면서 차기 대통령 취임전까지 60일간 증시는 통상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힌스데일어소세이에츠의 투자책임자인 폴 놀테는 로이터 통신에 선거결과가 이론의 여지없이 확실하게 나타나면 누가 이기던 간에 증시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대선 결과와는 달리 이번 주에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고용지표와 제조업.서비스업 경기 지표, 기업실적 등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이 지표에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7일 발표될 예정인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다.

로이터의 전문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에 20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률은 전달의 6.1%에서 6.3%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 둔화로 기업의 감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3일과 5일 각각 예정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지수와 서비스업지수도 실물경제가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7일에는 9월 기존주택 판매 결과가 나와 주택시장 동향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도 계속돼 마스터카드와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S&P 500 소속 기업의 59%가 3분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평균 23.8%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발표 속에 이번 주에도 증시의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 등 자금시장 경색 완화 신호들이 나오면서 10월처럼 급변동하는 현상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푸르덴셜 인터내셔널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존 프라빈은 로이터에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과 같은 극단적인 변동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월에는 증시와 함께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0월 거래를 배럴당 67.81달러에 거래를 마쳐 한달 동안 32.6% 하락했다.

1983년 NYMEX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의 낙폭이다.

금값은 10월에만 18% 하락, 1980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산업 전반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수요 감소 예상에 월간 36% 떨어져 1988년 NYMEX에서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대로 떨어졌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