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으로 코스피지수가 저점 대비 30% 가량 상승할 여력이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이러한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지수가 지난 6~9월 사이 300포인트나 빠졌지만,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또한 같이 하락해 한동안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로 동일한 '밸류에이션 트랩'에 갖혀 있었다"면서 "그러나 10월 들어 주가가 가치 대비 절대적인 저평가 국면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27일을 기준으로 12개월 예상 PER은 7.2배"라며 "향후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현재 주가는 수익가치 대비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이익 전망치 하향 추세는 진정되고 있는 반면 주가 하락세는 가속화되면서 투자매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산가치와 비교해도 저평가된 게 확연히 드러난다"며 "최근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을 하회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며, 상승 여력이 저점 대비 30% 가량은 된다는 게 이 센터장의 평가다.

그가 주가 매력 수준의 주된 척도로 삼은 것은 일드 갭(Yield Gap). 일드갭이란 위험자산인 주식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에서 안전자산인 국채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을 뺀 것으로, 투자위험 프리미엄을 나타낸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투자매력이 그만큼 큰 것을 뜻한다.

이 센터장은 "최근 한국 증시의 일드갭이 약 9.3%포인트까지 상승해 2000년 이후 한국 증시의 일드갭 평균치 6%포인트보다 크게 높아졌다"면서 "3%포인트 가량의 일드갭 여력이 있기 때문에 지수로 환산하면 대략 1200선 이상까지 오를 여력이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중장기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자동차, 음식료, 보험 등이 꼽혔다. 그는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혜 업종 가운데 현대ㆍ기아차 등 자동차주는 업황의 사이클이 바닥을 탈출했다"며 "음식료 업종은 가격 전가 메리트가 크고, 보험은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역사적 저점 근처에 이른 종목들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본다면 재무 위험이 크지 않은 가운데 낙폭이 큰 종목군이 유망해 보인다"고 했다. 10월 들어 낙폭이 컸던 업종은 기계(-44%) 유통(-42%) 건설(-40%) 운수장비(-39%) 철강(-37%) 등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