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구스타브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구스타브는 이날 3등급에서 2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약화된 가운데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시설이 밀집한 멕시코만을 거쳐 본토에 상륙했다.

미국 석유생산의 25%와 천연가스 생산의 15%를 차지하는 멕시코만 지역이 구스타브로 인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국제유가는 일단 구스타브의 세력이 약화했다는 소식으로 크게 내렸다.

이날 노동절로 휴장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전자거래를 통해 10월 인도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주 종가보다 4.83달러(4.2%)나 내린 배럴당 110.63달러를 기록해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4.31달러나 내린 배럴당 109.74달러를 기록해 11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런던 시장에서 10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도 6%가까이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는 4등급까지 이르기도 했던 구스타브가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약해져 당초 커다란 피해를 예상했던 우려들이 완화되면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스타브가 북상하면서 전날까지 멕시코만의 하루 석유 생산량 130만배럴 중 125만배럴을 생산하는 96.3%의 석유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고 천연가스 설비의 82%도 가동을 멈췄고 3천여개의 석유.가스 플랫폼에서 직원들이 철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구스타브가 3년전 허리카인 카트리나와 리타의 피해를 입을 당시보다 허리케인 대응력을 높인 석유시설의 안정성을 시험할 것이라면서 그 사이 석유업체들은 석유설비의 고정장치를 강화하고 높이를 올리는 등 강력한 허리케인에 대비해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석유업체들은 3년 전에는 전력과 통신, 물자 지원 문제 등으로 복구하는데 몇개월씩 걸렸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들이 개선돼 생산이 바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