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올림픽 방학을 마치고 재개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 첫 날은 노장과 무명선수의 반란으로 막을 올렸다.

28일 제주 라온골프장(파72.7천18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안투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1라운드에서 노장 유종구(44.토마토저축은행)와 무명 송기준(21.우리골프)이 6언더파 66타를 때려 공동 선두에 나섰다.

유종구는 지난 2005년 반도보라 투어챔피언십에서 프로 입문 13년만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지만 이듬해 상금랭킹 50위, 그리고 작년에는 상금 36위에 그치는 등 20대 돌풍에 뒷전으로 밀려난 처지였다.

두 달 휴식기를 쇼트게임 연습으로 보낸 덕을 봤다는 유종구는 "바람이 많지 않아 경기가 수월했다"면서 "그린이 부드러워 롱아이언으로 친 볼도 그린에 잘 멈춰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유종구는 그린에서 펄펄 날았다.

2번홀(파4)과 7번홀(파3)에서는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았고 11번(파4), 13번(파3), 14번홀(파4)에서는 내리막 먼 거리 버디 퍼트가 쑥쑥 빨려 들어갔다.

체력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유종구는 "체력이 젊은 선수들과 같을 수 없다.

체력훈련을 하다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좋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즐기면서 친다는 기분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면서 여유를 보였다.

올해 투어에 합류한 새내기 송기준은 7개의 버디를 대부분 1∼2m 거리에서 잡아냈다.

개인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는 송기준은 "아이언샷과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이 정말 잘 됐다"며 "꼭 톱 10에 들고 싶다"고 소박한 목표를 제시했다.

최광수(48.동아제약)와 강욱순(42.삼성전자)이 5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 3위에 포진, 모처럼 '노장만세'를 불렀다.

강지만(32.토마토저축은행)과 모중경(37.현대스위스저축은행), 김창윤(25.휠라코리아) 등 우승을 욕심낼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4언더파 68타를 치며 6위 그룹에 포진했다.

500만원 차이로 상금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는 황인춘(34.토마토저축은행)과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의 대결은 황인춘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둘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2언더파 70타로 공동 21위에 그친 황인춘은 "그린에 적응하면 내일부터 타수를 많이 줄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34위로 처진 김형성도 "꼭 넣어야 할 퍼트를 여러 개 놓쳤다"면서 "코스가 어렵지 않아 2라운드에서는 가능한 한 버디를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춘과 김형성은 여름 휴가기간에 중국 옌타이에서 함께 전지훈련을 치렀다.

(제주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