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觸發)된 금융위기가 터진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사태가 잠잠해지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파장이 증폭되고 있어 걱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 국책 모기지 업체에 곧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신용위기는 전 세계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금융 및 외환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올들어 우리나라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나 어제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4.90원으로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원인(遠因)은 미국의 신용경색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금융위기로 리스크가 커지자 위험회피 차원에서 해외 투자자금 회수 움직임이 급격히 일어나고 그 결과가 주가 하락과 원ㆍ달러 환율 급등 등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여파가 금융 및 외환시장에 그치지 않고 실물시장에도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지난 2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 경기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산유국들 역시 최근 유가 하락으로 성장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글로벌 경기침체는 바로 우리나라의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우리 경제가 총체적으로 어려운 와중에도 유일하게 호조를 지속해 온 수출마저 둔화될 경우 경제 전체가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발(發) 금융불안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다각적 대책이 서둘러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는 우선 외환 및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시장개입은 최소한도로 하면서 철저한 시장 모니터링과 외채관리를 통해 환투기세력 등 시장교란 세력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출 증대를 위해 업계의 시장 개척을 적극 장려하고 금융 및 세제지원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업계 역시 수출품 가격과 품질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