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3점 뒤지다 7대4 역전승…1위로 4강행

한국이 아마추어 야구 세계 최강 쿠바마저 격파하고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19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풀리그 쿠바와의 6차전에서 9안타를 적시에 몰아쳐 7-4로 승리했다. 파죽의 6연승을 기록한 한국은 20일 네덜란드전 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직행,22일 4위팀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성인 국제대회에서 쿠바를 꺾은 것은 1999년 제14회 대륙간컵대회 예선(4-3 승)이래 9년 만이다.

2000년 시드니대회 동메달에 이어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앞에 쿠바도 무릎을 꿇었다. 쿠바는 2회 초 프레데릭 세페다의 볼넷과 알렉세이 벨의 2루타로 2,3루를 만든 뒤 아리엘 페스타노와 히오르비스 두베르겔의 좌전 적시타로 힘들이지 않고 3점을 뽑았다.

한국은 3회까지 사사구 2개를 얻어냈을 뿐 안타는 한 개도 치지 못한 채 0-3으로 끌려갔다. 역전 포문을 연 건 4회 말 김현수였다.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쿠바 두 번째 투수 비초한드리 오델린은 이대호와 이진영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렸다. 이택근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가 했지만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1타점 좌전 적시타와 고영민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게다가 바뀐 투수 곤살레스 노베르토가 이용규의 번트 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악송구해 강민호와 고영민마저 홈을 밟아 5-3으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6회 2사 후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고영민이 2루를 훔친데 이어 포수 견제구가 뒤로 빠진 사이에 3루를 밟았다가 이용규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6-3으로 달아났다.

쿠바는 8회 초 1점을 만회했지만 윤석민-오승환으로 이어진 한국 불펜조의 구위에 눌려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 선발 송승준은 6과 3분의 2이닝을 3안타 3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오승환이 국제대회 세 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한국의 준결승전 상대는 20일 미국-일본 경기 후 결정된다. 대표팀은 미국과 일본,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넘쳐있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은 "상대가 미국이라면 류현진이,일본이라면 김광현이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충분히 쉬었기에 준결승 토너먼트에서도 좋은 내용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현재 대표팀 멤버가 상당히 좋아 금메달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면서 "준결승전에서 까다로운 일본을 피하고 차라리 미국과 만나는 게 낫다"고 분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