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끝에 중국에 진땀승 … 쿠바와 공동선두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약체 중국을 힘겹게 꺾고 4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한국은 17일 베이징 우커송구장에서 재개된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풀리그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승부치기에서 터진 이승엽의 끝내기 안타로 1-0으로 이겼다. 첫 상대 미국을 시작으로 3연승을 올리던 한국은 중국마저 꺾어 4승무패로 쿠바와 동률을 이루고 선두로 나섰다.

18일부터 20일까지 대만과 쿠바,네덜란드와 만나는 한국은 남은 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잡아도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다.

앞선 3경기에서 모두 진땀나는 승부를 벌인 한국은 약체 중국과도 예외없이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사흘 전 경기 도중 내린 비로 인해 예비일인 이날로 연기된 경기는 6회말 한국 공격 1사 주자 없는 이종욱부터 시작됐다. 앞서 6이닝을 펼치면서도 중국으로부터 한 점도 뽑지 못했던 한국은 4⅔이닝 동안 득점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한국이 실마리를 푼 것은 '승부치기'가 시작된 11회.톱타자인 이종욱과 2번 이용규를 2루와 1루에 두고 '승부치기' 이닝을 시작한 한국은 정근우의 희생번트에 대한 투수 루지엔강의 판단 실수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상대 투수의 3구째를 받아쳐 깨끗한 좌전안타를 만들고 사흘 동안 미뤄졌던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앞선 9회와 10회 2사 3루와 1사 3루 기회에서 후속타를 터뜨리지 못해 쉽게 경기를 끝낼 수 있던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웠다. 연장 11회 중국 공격을 막기 위해 투입된 오승환(삼성)은 1사 2,3루 위기를 잘 막아내고 승리투수가 됐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승부치기란 ­

야구 '승부치기'는 연장전에서 축구처럼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이다. 지난달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뒤 베이징올림픽 야구 본선 경기에서 정식 도입됐다. 연장 10회까지 팽팽한 균형이 이어질 경우 양팀은 연장 11회부터 무사 주자 1,2루에 주자를 둔 상태에서 공격을 하고 점수를 많이 뽑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11회초와 11회말에 공격하는 팀은 모두 똑같이 무사 주자 1,2루 기회를 갖는다.

새 규칙에 따라 양팀은 연장 11회 타순도 새로 조정할 수 있다. 한 번의 찬스에서 확실하게 점수를 뽑기 위해 연장 10회에서 끝난 타순이 아닌 가장 짜임새있는 타순을 제시할 수 있다. 중심 타선의 출발인 3번 타자에서 공격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누상에는 1,2번 타자가 나가면 된다. 1번 타자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8,9번 타자가 누상에 나가는 것이다.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 12회로 넘어간다면 공격은 연장 11회에서 끝난 타순을 이어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