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 효율화비용 75% 지원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주택인 '그린홈(Green Home)'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도시 전체가 그린홈이라 할 수 있는 '탄소제로(0) 도시' 프로젝트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에서도 힘차게 추진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지원책과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화 경쟁도 올림픽 메달 경쟁 못지 않다. 그린홈은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의 핵심 요소로 집중 조명받고 있다.

◆그린홈 주택 상용화 경쟁

그린홈 주택은 상용화 직전 단계다. 일본과 영국이 가장 앞서 있다. 지난달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선 일본 건설업체 세이스이하우스가 국제미디어센터(IMC) 바로 옆에 '그린홈'을 지어 각국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시범으로 설치된 4인용 단층주택(건축면적 196㎡)은 풍력발전기와 태양전지판만으로 에너지 자급시스템을 만들었다. 일본 주택 평균 사용 전력의 5배인 15㎾의 전력을 생산,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없앴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지붕에 설치한 태양전지판 옆에는 이끼를 심어 주택 내부 온도를 1℃ 낮췄다. 파나홈 등 일본의 대형 건설업체들은 태양전지와 연료전지를 전기와 온수 공급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에너지절감 주택 보급에 착수했다.

영국 대형 주택건설업체인 바라트개발도 지난 5월 주택시장에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그린홈 양산 모델을 선보였다. 바라트는 2011년까지 영국 브리스톨에 그린홈 200채를 지을 계획이다. 이 모델하우스는 침실 3개를 갖춘 3층 건물로 완벽한 단열과 에너지 절감이 핵심 포인트다. 단열효과가 큰 중량 콘크리트를 써서 실내온도를 계절에 관계없이 적절히 유지한다. 지붕에 태양전지판과 태양열 온수기를 설치하고 실내엔 공기 속 열을 빼내 쓸 수 있도록 열펌프를 가설했다. 화장실 물은 모아둔 빗물을 이용한다.

◆탄소제로 도시 건설 붐

탄소제로 도시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거나 청정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쇄시키는 친환경 도시를 말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제로 도시는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다. 총 220억달러를 투입,태양열 및 풍력 발전,쓰레기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7단계 공사를 거쳐 2016년 완공된다.

중국 동부연안 충밍섬의 '동탄 프로젝트'에는 총 13억달러가 투입돼 2050년 인구 50만명의 도시가 탄생한다. 에너지 자급자족은 물론 완벽한 수(水)처리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 밖에 캐나다의 '선창가 그린 프로젝트'는 시내에서 전기 자동차만 운행토록 할 방침이며 에너지 절약 주택 1000채를 짓는다. 덴마크의 'H2PIA'는 프로젝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소(H2) 에너지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탄소제로 도시다.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에서 뽑은 에너지로 수소 연료전지를 충전시켜 도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각국 정부의 정책지원

각국 정부도 정책지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풍부한 일조량에도 불구,태양광발전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가 채 안되자 태양광발전에 대한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향후 3~5년 사이에 주택용 발전기기 가격을 지금(230만엔,약 2190만원)의 절반으로 낮추고 태양광발전 주택으로 바꾸는 사람에게 각종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준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신축 주택의 70% 이상을 태양광발전 주택으로 짓는다는 목표다.

미국은 작년 '에너지 독립 및 안전법'을 제정,에너지 효율화와 청정 에너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에너지 확보 분야에선 바이오 연료 개발에 집중하고 에너지 절약은 조명과 빌딩의 에너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다. 조명의 경우 LED 등을 활용해 효율을 2012~2014년까지 24% 향상하고,2020년엔 20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유럽은 '2020년까지 에너지 20% 절감'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최종 에너지 사용자가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75%까지 지원하고 소형 열병합발전소를 1000개 짓는다는 목표다. 공공기관은 '에너지 스타' 등급을 받은 제품만 조달해 사용토록 했다.

장규호 기자 / 도쿄=차병석 특파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