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초반 5일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때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달리기도 했으나 양궁 개인전 금메달을 놓치며 주춤하다가 지난 16일 장미란이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다시 금메달 레이스를 시작했다.

금메달 10개를 따내 세계 '종합 10위' 수성과 아시아 2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한국은 17일 현재 금메달 8개,은메달 9개,동메달 5개로 6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금메달 10개-종합 10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도 17일 낮 중국 베이징 프라임호텔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장미란 선수 기자회견에 동석해 "아직까지는 비관도 낙관도 하기에는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는 그런대로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 금메달 수도 최소 9개에서부터 최대 12개까지 다양하다.

남은 종목에서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종목은 태권도 탁구 야구 여자핸드볼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금메달 획득이 확실시 되는 종목은 역시 태권도다. 한국은 남자 68㎏급(손태진)과 80㎏ 이상급(차동민),여자 57㎏급(임수정)과 67㎏급(황경선)에 출전한다. 한국은 시드니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아테네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번에도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진운에 따라서는 '싹쓸이'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2005, 2007년)를 달성한 황경선과 세계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임수정 등 여자 선수들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남자는 여자 선수들에 비해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세계 예선 1위를 차지한 손태진도 금메달 가능성은 높다.

80㎏ 이상급 차동민의 경우 경쟁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말리의 모디보 케이타는 경계 대상 1호다. 2m가 넘는 장신의 케이타는 당시 준결승에서 남윤배를 꺾고 결국 우승했고,올림픽 세계예선 준결승에서도 차동민을 꺾었다.

탁구 개인전에서 유승민은 2연패를 노리지만 8강에서 '최대 난적' 왕하오를 넘어야 한다. 유승민은 지난 16일 열린 남자 단체전 준결승 2단식에서 왕하오에게 1-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까지 포함하면 왕하오와의 전적은 2승17패로 절대적인 열세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식 결승에서 왕하오를 4-2로 물리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유승민은 "왕하오의 이면타법 공격은 생각보다 위력적이지 않다. 개인전에서 맞붙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단체전과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체조 대표팀은 양태영(28)과 유원철(24ㆍ포스코건설)이 19일 주종목 평행봉에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 수확에 나선다. 평행봉은 세계 톱 수준이어서 기대해볼 만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