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여행지를 고를 때 가장 많이 추천 받는 곳 중의 하나가 인도네시아의 발리다. 제주도 3배 크기의 발리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양 섬. 힌두문화가 기저에 깔린 독특한 사회분위기 역시 나만의 특별한 신혼여행의 멋을 살려주는 곳이다. 빌라형 객실에 작은 풀이 딸린 풀빌라 리조트가 많다는 점도 허니문 여행지로서의 발리의 덕목으로 꼽힌다.


■노을 짙은 해변에서의 낭만


신혼여행을 즐기는 데 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발리의 해변으로는 쿠타 해변과 누사두아 해변이 손꼽힌다. 쿠타해변은 1960년대 히피와 서퍼들이 몰리면서 개발되기 시작한 발리 최고의 해변. 저녁 노을과 밤 분위기가 좋기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관광객을 위해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발리댄스와 음악도 즐길 수 있다.

누사두아해변은 코코넛 나무가 둘러쳐진 3.5㎞의 백사장을 자랑한다. 발리의 해양레포츠 명소로 유명하다. 누사두아 해변 인근의 탄중 브노아에서 보트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거북섬이 나온다. 바다거북이가 한 밤중에 해변에 올라와 산란하는 곳이다. 관광용으로 키우는 거북을 들거나 등위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거북껍질로 만든 기념품도 고를 수 있다.

사누르해변은 발리에서 처음으로 해변호텔이 지어진 곳.편안히 휴식하려는 이들에게 알맞다. 앞 바다에 있는 산호초가 파도를 막아줘 윈드서핑이나 스피드보트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냥냥비치는 울루와뚜 절벽사원 인근의 해변이다. 푸리 발리 호텔에서 보는 절벽 밑의 해변 풍경이 그림 같다. 최진실 등 많은 연예인들의 화보촬영 장소로 알려져 있다.


■마음이 편해지는 발리의 몽마르트


발리 문화예술의 중심은 우붓이다. 예술가들이 모여 살아 '발리의 몽마르트'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시골마을 같은 분위기에 마음이 편해진다. 객실이 적은 아담한 풀빌라 리조트도 많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발리 전통무용이나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는 발리 회화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우붓마켓은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같은 곳.발리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고,발리느낌이 가득한 기념품도 고를 수 있다.

우붓 외곽의 아윤강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섬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아윤강에서의 래프팅은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고지대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계곡의 절경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상류에서 시작하는 본격 래프팅 프로그램인지 시간이 빠듯한 관광객을 위한 맛뵈기 래프팅 프로그램인지 확인하는 게 좋다.


■이국 분위기 물씬 풍기는 신들의 섬


발리 여행길에서 사원 관광을 빼놓을 수 없다. 발리에는 수많은 힌두사원이 있다. 마을 마다 창조의 신,보호의 신,믿음의 신을 모시는 3개의 사원이 있고,각 가정에는 각자의 신을 모시는 작은 사원을 두고 있다. '신들의 섬'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타나롯 해상사원이 유명하다. 16세기께 자바에서 온 고승이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는 작은 섬 위에 세워진 사원이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바위 일부가 물에 잠겨 사원이 바닷물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발리의 2만여 개가 넘는 사원 중 제일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힌다. 일몰을 배경으로 한 사원의 실루엣이 특히 그림 같다.

울루와투 절벽사원도 멋지다. 영화 '빠삐용'과 TV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배경으로도 나와 친숙하다. 75m 높이로 치솟은 해안의 수직절벽 위에 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돌계단을 밟고 올라가 지혜의 신 가네샤 상이 있는 대문을 통과하면 보이는 사원과 그 너머의 수평선 풍경이 마치 지구의 끝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절벽 아래 바다에서 헤엄치는 거북을 보면 아들을 잉태한다는 애기도 전해진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