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미국인보다 늙은 미국인이 더 행복하다."

젊은 시절이야말로 '인생의 황금기'이며 나이가 들수록 불행해진다는 미국인들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시카고 대학의 톰 스미스 교수팀이 미국 종합사회조사(GSS)를 통해 지난 72년이후 해마다 실시한 총 5만건의 인터뷰를 토대로 행복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65세를 넘어선 노인들이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
스미스 교수는 "이는 노인이 되면 질병과 배우자 사망 등으로 인해 젊었을 때보다 덜 행복할 것이라는 인식을 뒤집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노인들은 건강 문제로 인한 고민이 컸으나 인간관계나 직장ㆍ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고민은 적은 반면 젊은이들은 이런 문제들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정작 건강의 '기쁨'을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이 65세 이후까지 직장을 다니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인식도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60~70대 직장인들은 직업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 대학의 캐서린 로스 교수와 존 미로우스키 교수도 GSS 설문에 참여했던 1천450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시카고대 연구진과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다.

응답자들에게 긍정적ㆍ부정적ㆍ능동적ㆍ수동적인 감정을 제시하면서 "지난 일주일 동안 이런 감정들을 얼마나 자주 느꼈냐"고 질문한 결과 노인들은 긍정적 감정과 수동적 감정을 자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
로스 교수는 "노인들이 우울해하는 이유는 부정적 감정을 느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문제는 독서나 자전거 타기처럼 에너지를 상승시키는 간단한 활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스 교수는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에 비해 강한 분노와 긴장, 의기소침 등의 부정적 감정을 자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젊음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라는 인식은 잘못된 고정관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