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웹 브라우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질라 재단(비영리 국제단체)이 누구나 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신개념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의 새로운 버전(3.0)을 지난 18일 세계 시장에 동시에 내놓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미첼 베이커 모질라재단 의장은 19일 서울 학동 건설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S와는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시장에선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와 경쟁 관계이지만,어떤 플랫폼과 운영체제에서도 호환될 수 있는 웹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하는 협력 관계"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 파이어폭스의 점유율이 1% 미만에 그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파이어폭스는 참여,개방,투명성을 표방하고 있다"며 "인터넷 사용자의 경험을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은 이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워드만 쳐도 지금껏 사용한 주소를 쉽게 불러올 수 있는 '스마트 주소창',스파이웨어 등 악성 소프트웨어를 한 번이라도 배포한 사이트를 방문하면 경고 표시를 해 주는 기능 등이 파이어폭스만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뛰어난 기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베이커 의장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배포하는 '액티브 X'(인터넷 뱅킹,쇼핑몰 거래 등을 할 때 설치해야 하는 소프트웨어)가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액티브 X는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에 파이어폭스는 앞으로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