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중 미술품 경매와 아트페어,상업 화랑의 기획전 등을 통해 4000점이 넘는 물량이 쏟아진다.

삼성비자금 사건 수사 발표 이후로 미뤄졌던 전시가 한꺼번에 열리는데다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다소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 화랑과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대거 고객잡기에 나선 결과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오는 23~27일 개최되는 제3회 서울오픈아트페어(SOAF)에 국내외 인기작가 작품 3000여점이 출품되고 갤러리현대,국제갤러리,선화랑,학고재화랑 등 대형 상업화랑의 여름 기획전에도 500여점의 작품이 나온다.

서울옥션과 K옥션,M옥션,옥션별도 잇따라 경매에 나서 컬렉터 유치 경쟁을 펼친다.연초부터 봄시즌까지는 파격적 할인판매전이 많이 기획됐으나 이달 열리는 전시회는 대부분 ‘정상가격’에 작품을 내놓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오픈아트페어에는 국내 주요화랑 70곳이 참여,개별 부스에서 작품을 해설하고 판매한다.

김종학을 비롯해 권옥연 김창열 김구림 김병종 김웅 김원숙 사석원 이강소 이대원 이우환 전광영,앤디 워홀,로버트 인디아나,로베르 콩바스,베르나르 뷔페,톰 웨슬만,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등 국내외 작가 570여명의 작품 3000여점이 나온다.작품 가격은 점당 100만원부터 수억원대까지 다양하다.

이달중 열리는 미술품 경매도 4건이나 된다.서울옥션이 오는 18일 실시하는 111회 경매에는 앤디워홀을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샤갈,웨민준,쩡판즈,박수근,이우환,김종학,김흥수,박항률씨 등의작품 370여점이 출품된다.

이 가운데 엔디 워홀의 ‘꽃’(추정가 24억원),박수근의 4호 크기‘나무와 두 여인’(12억~15억원),이우환의 1975년작 ‘점으로부터’(9억~12억원)가 ‘간판’상품이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 낙찰총액을 20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같은 날 젊은 작가들 작품만 모아 경매하는 제 5회 ‘컷팅엣지’에는 배주영 정명조 정해윤 문호씨 등 57명의 작품 57점도 경매에 부쳐진다.

또 K옥션은 오는 11일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여는 경매에 반 고흐,파블로 피카소,시그마 폴케,박수근,김환기,이우환씨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한다.

국내 처음으로 고흐의 작품 ‘누워 있는 소’가 추정가 25억원에 출품된다.또 박수근의 1호 크기 ‘두 나무’(4억~5억5000만원),김환기의 150 크기 대작 ‘겨울 아침’(5억~7억원),이우환의 1977년작 ‘선으로부터’(4억8000만~6억원),시그마 폴케의 ‘실버 빌트’(4억2000만~5억5000만원)가 비교적 높은 가격에 나온다.

낙찰총액은 100억원으로 예상된다.M옥션(6월30일ㆍ100여점 출품)과 옥션별(6월5일·74점 출품)도 경매에 나선다.

미술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외 경제가 불안한 상태여서 어느 정도 수요는 있겠지만 지난해 같은 매입 열기는 일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삼성비자금 사건 수사가 끝났는데도 아직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은 없는 것 같다”며 “사상 초유의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불안감 등의 요인으로 조정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