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내 병원 옥상서 떨어뜨려 자살 가장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로 가장하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 옥상에서 시신을 떨어뜨린 의사가 경찰에 검거됐다.

23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전 5시께 고양시의 한 종합병원에서 이 병원 의사인 박모(44) 씨의 아내 김모(42) 씨가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가 병원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는 박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사실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박 씨는 병원에 폐쇄회로(CC)TV가 작동돼 모든 것이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경찰은 병원 CCTV를 통해 박 씨가 사건 발생 30분 전에 아내와 함께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 교수 연구실이 위치한 5층 건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두 사람이 1층으로 걸어서 나오는 장면을 확인했다.

10분 뒤 박 씨는 의식이 없이 몸이 늘어져 있는 아내를 등에 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뒤 혼자서 내려왔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CCTV를 근거로 박 씨를 추궁한 끝에 박 씨가 병원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졸라 살해했으며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아내의 시신을 업고 병원 옥상으로 올라가 떨어뜨린 사실을 확인하고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 씨가 범행 전 자신의 집에서 아내에게 약물주사를 투여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번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