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중국에서 지진 피해가 발생하는 등 나라밖 소식들만 보면 불안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프로그램 수급의 원활한 작동으로 국내 증시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국내 증시는 프로그램 매매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14일 분석 보고서에서 "외국인들이 현물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매수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선물을 매수함으로써 코스피 상승에 베팅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회복과 함께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수하면서 기관으로 하여금 프로그램을 통해 주식을 사도록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선물 시장의 투자주체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프로그램 작동 원리상 외국인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판단.

이 연구원은 "7조원이 넘는 매수차익잔고의 일시 청산 가능성이 가장 큰 리스크인데 점진적 해소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급격한 청산은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 포지션 청산을 의미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서 돌발 악재가 나오거나 향후 미국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공유돼야 하기 때문.

매수차익잔고의 급격한 청산이 없다면 상승 논리가 유효하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반면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되는 최근 주가 흐름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비차익 프로그램의 매수 빈도수가 줄어든 가운데 단기성 차익거래의 상당 부분이 청산되긴 했어도 절대 규모상 매수차익잔고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선물 외국인들이 방향성보다는 철저히 미국 증시를 추종하고 있어 매수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판단.

국제유가가 글로벌 수요 증가와 달러화 강세 둔화 등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프로그램 매매에 끌려가는 판국이어서 단시일내 시장이 제기운을 회복하기엔 버거울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그램 매매에 현혹되지 않도록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중소형주 중심의 시장 대응을 권고.

이재훈 연구원의 경우 프로그램이 시장의 수급을 장악했을 때는 대형주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대형 수출주들의 상승 탄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