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또 무릎을 꿇었다.

친박연대 측 양정례 비례대표 당선자 모친이 총선을 앞두고 17억원을 당에 줬지만 법원은 구속영장 발부를 거부했다.

여론은 영장발부쪽이 우세해 보였지만 법원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검찰로선 돈의 대가성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만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론스타 사건,신정아씨 사건 등에서 판판이 깨졌던 영장 갈등의 악몽이 되살아날 법하다.

법원이야 원래 깐깐한 조직이니까 그렇다손 치자.같은 편인 검찰수장의 요구는 검사들을 더 궁지로 몰고 있다.

"무리한 수사는 하지 마라" "밝힐 건 밝히되 사람 망신 주지 마라"는 임채진 검찰총장의 주문사항은 입버릇이 됐다.

수사를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할 텐데 수사는 하되 품격을 지키고 절제 있게 하라고 하니 수사검사들로선 심적 부담이 적지 않다.

다 맞는 말이지만 과학수사 등을 위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서다.

언론은 언론대로 국민들의 알 권리를 내세워 검찰 소환자들에 대한 사진촬영을 막지 말라는 등 끊임없이 조여온다.

"좋은 시절 다 갔다.실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지,뭐."

서울중앙지검 한 부장검사의 넋두리가 바뀐 세상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