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정 국회의장은 14일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올해 한국의 무상원조 규모를 2006년 대비 3배 수준으로 늘리고 내년부터는 전체 무상원조 예산의 20%를 아프리카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장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제118차 IPU(국제의회연맹) 총회에 참석, `지구촌 빈곤퇴치와 한국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2006년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이래 한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임 의장은 "한국은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먼저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예산비율을 한국의 경제 수준에 부합하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은 지난해 이미 국제선 항공권에 1달러 씩 부과하는 `국제빈곤퇴치기여금' 제도를 신설했다"면서 "연간 1천만 달러 이상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기금은 주로 최빈국의 빈곤과 질병퇴치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임 의장은 "한국은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201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빈곤은 해당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로, 국제적 연대활동이 더욱 강화되고 의회 차원의 협력도 제고돼야 한다"면서 "IPU 산하에 `국제적 빈곤 타파를 위한 특별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임 의장은 이날 닌 노보아 우루과이 상원의장을 면담, 양국 간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임 의장은 또 이날 회의장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과 조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임 의장은 최 의장에게 "좋은 시간에 만나서 좋은 얘기를 나누자"고 인사를 건넸고 최 의장은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한국 대표단은 전했다.

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IPU 총회는 세계 각지의 정치, 경제, 사회 현상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과 함께 국가 안보, 이민 노동자, 인신매매, 외국인 혐오, 인권 문제 등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는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 통합민주당 김명자.신중식 의원, 무소속 유재건 의원이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 토론에 나섰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