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출신, 종교, 정치 이력 닮고..혈액형, 성장 배경 달라

이번 주 처음으로 마주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치 궁합'은 어떨까?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18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수도 워싱턴 근교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이 호젓한 캠프 데이비드 본관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무슨 얘기를 나눌 지 워싱턴 외교가는 궁금해 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CEO 출신 대통령으로서 그의 '탁견'(卓見)을 듣고 싶다는 얘기를 백악관 측근들에게 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공식 회담에서는 양국 간 중요 국제 현안을 비롯한 공동 관심사가 주 의제로 논의되겠지만 이와 함께 정상 간 우의를 돈독히 할 사적 대화도 많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CEO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역경과 과정을 포함, 공동 취미와 스포츠, 건강, 가족 관계 등 크고 작은 화제를 서로 주고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로의 공통점과 다른 점도 화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판이하게 다른 점도 있지만, 뜻밖에 비슷한 면도 많다.

두 정상은 우선 기업가로 출발해 한 사람은 서울 시장, 또 한 사람은 텍사스 주지사 등 지방 정부의 수장을 거친 뒤 대통령에 오른 이력이 비슷하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에 입사해 사장까지 승진하는 '샐러리맨 신화'를 남겼다.

부시 역시 인생의 첫 발은 사업가로 내디뎠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은 뒤 텍사스로 돌아와 석유탐사회사를 차려 운영했다.

이후엔 명문 야구단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매니저로 일했다.

그러나 기업가로선 이 대통령이 좀 더 성공적이었다.

부시는 1975년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텍사스에서 석유탐사회사를 차려 11년간이나 채굴작업을 벌였지만 수 백 만 달러의 빚을 지는 실패를 맛봐야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평사원에서 사장까지 올라 한국 최대 건설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별다른 실패 없이 승승장구했다.

두 사람이 지방 정부 수장을 지낸 뒤 대통령에 오른 점도 비슷하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지내며 청계천 복구와 버스 전용 차로제, 재개발사업 등 혁신적 시정을 펼쳐 주가를 높였다.

부시 역시 텍사스 주지사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사상 최초로 재선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성장 배경을 보면 닮은 점보다는 다른 면이 많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형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도 정치인 집안이라 할 수 있지만, 부시야말로 할아버지가 상원의원, 아버지가 대통령, 동생이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낸 화려한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정치명문가의 장남인 부시는 유명 사립고인 필립스 앤도우버 아카데미와 예일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거치며 귀공자로서의 생활을 만끽했다.

학창시절 유행했던 베트남전 반대 시위나 학업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부유층 학생들의 사교 클럽에 들어 술과 파티를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이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고, 대학시절엔 반독재 시위를 주도하다 옥고를 치러야 했다.

두 사람의 정치적 성향은 모두 보수로 분류된다.

그러나 부시가 이념적 보수주의자로 꼽히는 반면, 이 대통령은 실용적 보수주의자로 불린다.

성격 역시 둘 다 외향적이고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치밀함을 겸비해 '컴도저'가 별명이다.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치면서도 꼼꼼하지 못한 스타일의 이미지인 부시와는 다른 면이다.

두 사람의 가장 큰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종교이다.

이 대통령은 독실한 개신교 장로이고, 부시 역시 신앙심 깊은 근본주의 기독교인이다.

부인 로라여사를 따라 감리교로 개종하기 전까지 그도 장로교 신자였다.

나이는 이 대통령이 1941년 12월 19일 생으로 만 66세, 46년 7월 6일 생인 부시는 61세이다.

이 대통령이 5살 위인 셈이다.

신체적으론 이 대통령의 키가 173㎝로 부시(181㎝) 보다 8㎝ 작고, 몸무게 역시 이 대통령(68㎏)이 부시(87㎏)보다 가볍다.

혈액형은 이 대통령 B형, 부시는 O형.
두 지도자는 이처럼 체구와 혈액형이 다르지만, 모두 운동을 좋아하고 단단해 보이는 외모에 건강체질이라는 점에선 닮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