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중동 순방길에 나서 외교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자금 모금에 매진하는 등 오는 11월 대선을 착실하게 준비하는 반면 민주당은 후보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힐러리에게 경선포기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
힐러리는 24일 현재 대의원 수에서 1천493명을 확보, 경쟁상대인 버락 오바마(1천628명) 상원의원에 뒤져 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분석에 따르면 힐러리가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566명의 대의원이 걸린, 남은 경선에서 60%의 득표율로 모조리 압승하고 미시간과 플로리다 경선을 재실시하는 경우 뿐이다.

그러나 남은 경선 중 노스캐롤라이나와 오리건 등지에서는 오바마의 승리가 확실하고 미시간, 플로리다 재투표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힐러리 진영도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를 이기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힐러리 진영의 한 관계자는 "힐러리가 (대의원수에서) 오바마에게 접근할 수는 있겠지만 그와 동등하기는 어렵다"고 실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힐러리의 경선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힐러리 지지기반인 히스패닉 출신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최근 오바마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힐러리에게 일격을 가한 것.
그는 힐러리가 "풍부한 경험을 지닌 뛰어난 지도자이지만 오바마는 미국민과 우방을 단결시켜 미국민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변화를 가져올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오바마를 치켜세웠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그러면서 "우리끼리 싸움을 멈추고 매케인 후보와의 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 힐러리의 경선포기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미국 내 유일한 히스패닉계 주지사인 리처드슨의 오바마 지지선언은 힐러리 지지기반으로 분류돼온 히스패닉계의 표심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경선구도가 힐러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힐러리 측은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각오다.

힐러리 진영은 지난 22일 온라인 기부금 모금에서 약진했으며 이것은 오바마와 힐러리의 경선이 끝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AFP.로이터=연합뉴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