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시즌 앞두고 팀워크 중시 '도요타 웨이'로 무장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도요타가 세계 최대 자동차경주에서도 쌩쌩 달릴까.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2008년 F1(포뮬러원) 시즌을 앞두고 일본 도요타가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를 비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밝혔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도요타만의 경영전략 '도요타웨이'를 무기로 첫 승리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세계 시장에서는 잘나가는 도요타지만 가장 빠른 자동차를 가리는 F1에서는 성적이 그저 그랬다.

2002년 이후 6년간 F1에 참가하며 25억달러의 거금을 투자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은 4위에 머물렀다.

프랑스의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마르셀 코드는 "올해 도요타는 어느 팀보다 우승이 절박하다"며 "도요타가 단순히 쇼를 하기 위해 경주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F1에서 6위에 그쳤던 간판 드라이버 랄프 슈마허를 잘랐다.

대신 베테랑 선수인 야르노 트룰리와 티모 글록을 영입해 승부를 걸었다.

도요타는 올해 11개 출전팀 중 이미 가장 많은 5억달러를 대회준비에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요타의 최대 무기는 돈이 아니다.

올해 도요타는 협동을 중시하는 도요타식 조직문화를 F1 팀에 적용했다.

스타 디자이너와 드라이버 몇 명이 팀 전체를 이끌어가는 일반적인 F1 팀 구조로는 도요타의 장기인 팀워크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른바 '도요타웨이'는 전 임직원 모두가 생산라인의 사소한 문제까지 논의하는 현장주의가 특징.패트릭 캐머스 F1 전문가는 "기술적 혁신과 스피드가 중요한 F1에서는 조직이 날렵해야 하는데 도요타의 시도는 실험적"이라며 "도요타웨이가 레이스 위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승산도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도요타가 새로 내놓은 경주용 자동차 'TF108'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리시즌 대회에서 지난해 챔피언인 페라리보다 빠른 1분20.801초(4.655㎞)의 기록을 세웠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