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하사극 ‘왕과 나’(극본 유동윤, 연출 이종수, 손재성)가 출연진들의 대거 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53회 방송분 부터 등장할 조선왕조 대표적인 폭군 성인 연산군 역에 정태우가 낙점됐다.

역사속의 연산군은 이름이 이 융으로 성종과 폐비윤씨 사이에 태어난 첫째 아들.

폐비 윤씨가 사사(賜死)된 뒤인 1483년(성종 14) 세자로 책봉되었고, 1494년부터 1506년까지 조선의 제10대 임금이 된 인물이다.

연산군은 재위 중 무오사화(1498년)와 갑자사화(1504년)를 일으켜 어머니 윤소화 폐비시키는데 찬성한 수십 명의 대신들을 대거 처형하고, 언관제도를 크게 축소했다.

특히, 갑자사화 당시 자신의 생모인 폐비윤씨가 성종의 후궁인 정귀인과 엄귀인의 모함으로 내쫓겨 사사(賜死)되었다는 걸 알고는 직접 자기 손으로 두 후궁을 죽이고 조모 인수대비를 시해하기도 했다.

이 일로 인해 그는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 폐위된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폭군으로 손꼽힌다.

‘왕과 나’의 연산군은 2007년 10월 30일 20회 방송분부터 뇌성병력에 굵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에 태어났다.

당시 쇠기노파(김수미)는 이날 “조선을 암흑천지로 뒤덮을 임금이 태어났다”고 평했고, 12월 4일 30회 방송분부터는 어린 원자 융(정윤석)이 출연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다.

융은 어린나이답지 않게 총명함을 겸비해 성종과 인수대비 뿐만 아니라 한명회 등 조정신료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는데, 이 때문에 과연 성인 연산군은 누가 맡을지가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정태우는 “연산군이라는 인물은 연기자라면 누구나 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 나도 관심이 갔던 배역”이라며 “이번 ‘왕과 나’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 이종수 감독님이 극 상황에 맞게 감정에 충실하면 된다고 말씀하셔 이에 따르면서 연기하려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1998년 ‘왕과 비’에 단종역으로 출연할 때 안재모 형이 당시 연산군이었는데, 이번 ‘왕과 나’에서는 내가 연산군이 돼 형과 다시 만나게 됐다”며 독특한 인연도 소개했다.

한편, 손재성 감독은 “연산군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많은 연기자들을 오디션했는데, 드라마 속에서 광풍을 몰아치기에 사극으로 연기력을 다져온 정태우가 적격이다”며 “앞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더불어 강렬한 눈빛으로 김처선과 조치겸, 그리고 최근 등장한 조선 최대의 간신 김자원(강재)과 아주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관심을 끌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태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왕과 나'는 폐비 윤씨에 이어 성종도 승하하며 아역들을 대신해 성인 연기자들의 대거 투입 등 빠른 극전개가 이어질 전망이다.

디지털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