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가 끝나감에 따라 주요 상장사들의 '경영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외부 악재로 증시가 조정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이익이 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면 투자심리 회복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시가총액(시총) 상위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은 크게 좋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추정 실적은 이미 상당부분 시장에 반영된 상태지만 아직까지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거나 '깜짝 실적' 종목엔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련주 '선방'

2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총 상위 30개사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9조9617억원으로 작년 4분기 대비 39.0%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은 108조8002억원,순이익도 9조3890억원으로 각각 12.4%,21.0%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엔 시총 상위 업체지만 추정치와 실적치 산출 기준이 다른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6개사는 제외했다.

조선·화학 등 중국 관련주의 호조세가 이어진 가운데 정보기술(IT)업종 내에서도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 상장사들이 속속 등장한 덕분이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하이닉스 삼성물산 기업은행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주요 상장사가 영업이익이 확대되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77% 감소한 1조6672억원으로 예상됐다.

포스코는 1조1269억원으로 작년 4분기와 비슷하지만 현대중공업은 5247억원으로 57.12%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LG필립스LCD와 LG전자 등은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LG필립스LCD와 LG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018억원,1466억원이다.


◆1월 '실적랠리' 기대는 별로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이미 상당부분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내년 초 '실적 랠리'를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상장사들이 실제로 얼마나 충족할 것인가 하는 점인데 이런 맥락에선 최근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지난 9월 말 추정 때 49.3%였던 시총 상위 30개사의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10월 말 42.7%에서 11월 말 41.6%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 20일 39.0%로 떨어졌다.

실적 발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증가율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상장사의 이익 하향 대비 상향 조정 비율은 지난주는 물론 7월 말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말이나 연초에 나올 거시지표도 해외쪽을 중심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기업 실적 추정치까지 하락하고 있어 연초 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IT하드웨어 에너지 증권 소매 등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매매 종목을 압축할 것을 조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