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국내 상장사를 통해 국내 증시에 우회상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그동안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우회상장을 시도한 사례는 없었다.

23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중국 거대 유전회사의 관련사들이 최근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우회상장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우회상장 주체는 중국 대형 유전회사인 페트로차이나와 센트럴아시아오일의 관련 업체로 전해졌다.

M&A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중국 거대 유전업체 관계사들이 좋은 '껍데기'(Shell,우회상장 대상기업)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기업의 우회상장은 법적으로 별다른 규제는 없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라고 해서 국내 기업의 우회상장 요건과 다른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 3노드디지탈그룹과 화풍방직이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직상장했지만 해외기업이 우회상장한 사례는 없었다.

또 해외기업이 국내 상장사 최대주주로 오른 사례는 많지만 이들은 대부분 한국인이 최대주주나 대표로 있는 '검은머리 해외법인'이었고 우회상장도 아니었다.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중국 기업들은 영업양수도 방식 등 다양한 우회상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쌍용차나 액티즈소프트 사례와 같이 향후 기술력이 필요한 중국기업이 국내 상장사에 대한 역M&A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단순 우회상장은 머니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