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전자산업의 트렌드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만큼 CES 행사에서 누가 기조연설을 하느냐도 큰 관심거리다.

어느 기업이 세계 전자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같은 IT업계 거물 CEO들이 도맡았던 CES 기조연설자 명단에 내년에는 릭 왜고너 GM 회장이 포함돼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미국 CES 사무국 홈페이지(www.cesweb.org)에 따르면 왜고너 회장은 'CES 2008' 개막 둘째날인 내년 1월8일에 '자동차 산업에서의 소비자 가전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CES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업체 CEO가 기조연설을 맡게 된 건 더 이상 두 산업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산업간 '컨버전스(융합)'가 진행됐기 때문.GPS,내비게이션,텔레메틱스,DMB,각종 전자제어장치 등 최근 몇 년 새 자동차에서 전자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와 비교도 안될 만큼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가전협회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소비자들이 자동차 내 전자제품에 대해 더 많은 혁신과 기능을 요구하고 있어,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관계는 점점 더 밀접해지고 있다"며 왜고너 회장을 기조연설자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올해에는 델파이,보쉬 등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CES에서 따로 전시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전자장치),특히 자동차 내 멀티미디어 관련 산업은 전자업체들에 새로운 성장 기회"라며 "앞으로는 모터쇼에서 전자업체 CEO들이 기조연설을 하는 장면도 흔히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