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상승에 인상 불가피"..투자자 부담 커져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금리가 9~10%대로 치솟아 개인 투자자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자 각 증권사도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신용융자'는 일정 현금을 가진 투자자에게 증권사가 돈을 빌려줘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주식담보대출'은 투자자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교보증권은 3, 7, 8월에 이어 이달 24일 올 들어 4번째로 주식담보대출의 금리를 올려 연초 6.5~8.3%에서 `7.7~9.0%' 수준으로 높아졌다.

대신증권도 올 들어 2차례에 걸쳐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의 금리를 인상해 연초 6.0~9.0%이던 신용융자 금리는 `7.0~9.5%'로, 6.0~8.5%이던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7.5~9.5%'로 올라갔다.

한화증권도 올 하반기에 금리를 올려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7.25~9.0%', 신용융자 금리는 `7.25~10.5%' 수준까지 뛰었다.

증권업계는 내년 초 추가로 대출 금리를 올릴 계획이어서 투자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 2차례의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삼성증권은 내년 1월 2일 추가 인상을 단행해 신용융자 금리 수준을 `7.0~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굿모닝신한증권도 내년 초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인상에 대해 증권사들은 시중금리의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자기자본에서 신용융자 등을 운영하는 증권사도 있지만 많은 증권사가 콜머니나 후순위채 차입 등 외부 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시중금리 상승 기조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9~10%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밖에 없어 투자자가 느끼는 수익률 압박 또한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강세장에서는 10% 이상의 수익률을 내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내년 증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지지 못한다면 대출자금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일 현재 증권업계 전체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5조1천372억원, 신용융자 규모는 4조4천357억원에 달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