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자의 취업난 해소가 우리사회의 가장 큰 현안이 되어 있음에도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졸자 취업난의 가장 큰 원인은 대학 진학률 상승으로 대졸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1985년 54%였던 대학진학률이 2006년 82%로 껑충 뛰면서 한 해 대졸자도 2006년에는 5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대졸자는 과거처럼 걸러진 고급인력이나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인력이 아니라 '좀 더 높은 교육을 받은 고졸자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이에 반해 대졸자들의 눈높이는 과거 대졸자가 가던 고급직장에 고정돼 있다.

능력이나 경험으로 따지면 고졸이나 전문대졸 수준인 데도 과거 대졸자들의 눈높이로 직업과 직장을 찾고 있다.

같은 대졸자이지만 과거와 같은 대접을 받기 어려운 대졸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자꾸 줄이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와 달리 요즈음 신입사원은 2년 정도는 훈련시켜야 일을 시킬 수 있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자그마치 2억원은 된다고 한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대신 경력사원을 채용하고 초급간부나 실무급의 채용까지 헤드헌팅회사에 의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대졸자들이 선호하는 30대 그룹과 금융회사,공기업은 신입사원 채용을 계속 줄여왔으며 채용방식도 '한꺼번에 대규모'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수시로' 뽑는 것으로 바꿔왔다.

노동연구원의 통계를 보면 이들 3대 기업군의 신규 및 경력자 채용 비율은 1995년 65 대 35에서 2001년 26 대 74로 바뀌었고 이들 3대 기업군에 고용된 인력도 1997년 152만여명에서 2001년 123만여명으로 29만명이나 줄었다.

이런 추세는 그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어서 대졸자들이 3대 기업군에 들어가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졸 취업난은 이렇게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어 단기대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는 기업들이 대졸자를 채용해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대학의 교육과정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물론 대학이 교육훈련을 못한다면 기업이 하면 된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몇 억원씩 투입해 몇 년씩 교육시켜야 하는 대졸 신입사원을 누가 뽑으려 할 것이며 그렇게 해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대졸자들의 눈높이도 낮아져야 한다.

대졸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은 이미 오래 전에 바뀌어 있기 때문에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장기실업자'로 지낼 각오를 해야 한다.

과거처럼 단 번에 대기업이나 금융회사,공기업 같은 곳에 들어가려 하기보다는 중소.중견기업에 들어가 경험을 쌓은 뒤 보다 나은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또 재학 중 기업들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경험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더 강화해야 한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