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이혼,플레이 중 위스키 마시기,카지노에서 밤새운 뒤 곧바로 대회장으로 가기,네 대회 중 한 번꼴로 중도 포기….

숱한 기행(奇行)으로 '필드의 풍운아'로 불리는 존 데일리(41ㆍ미국)가 자서전적 골프교습서를 냈다.

제목은 'Golf My Own Damn Way'(내 식대로의 골프인생).제목에서 보듯 여느 골프교습서와는 다르다.

벤 호건류의 고전적 내용에서 벗어난 레슨을 담고 있다.

◆독특한 레슨=데일리는 골프 스윙에서 열쇠는 '복부'(배)이기 때문에 복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컨대 '스윙할 때 복부가 손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그렇게 하면 폴로 스루 때는 복부의 벨트 버클이 목표를 향하게 된다.

즉 '백스윙 때 잠깐 멈추더라도 손목코킹을 완전히 해주고,그 다음 목표 라인을 따라 복부를 먼저 회전한 다음 손은 자연적으로 따라오게 하라'는 것이다.

스윙할 때 이것만 생각하라고 한다.

벨트가 안 보이면 그 끝에 끈 같은 것을 매달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퍼트에 대해서도 '홀에 미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전통적 경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대신 퍼터헤드를 뒤로 빼기 직전 '이 볼을 홀에 넣고 말아야지'하는 긍정적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데일리는 티오프 시간이 9시에 잡혀 있으면 8시에 일어난다.

올해 USPGA챔피언십 1라운드 때는 밤새 카지노에 머무르다가 출발시간이 임박해서야 나타나 대회 관계자들의 속을 태운 적이 있다.

다른 선수들이 첫 샷 3∼4시간 전에 기상해 '부산'을 떠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개 그는 일어난 뒤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머핀과 초컬릿셰이크로 간단히 아침을 때운 다음 8시30분 주차장에 도착한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몇 차례 퍼트 연습을 한 뒤 첫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35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뿜어댄다.

그는 드라이빙 레인지에 잘 가지 않지만 연습 철학은 있다.

'그날 골프를 안 하는 것처럼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가끔 라운드 후 레인지로 직행하는 것은 '언론을 피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15억원짜리 캠핑카 '매직 버스'=데일리는 대회 장소에 갈 때 170만달러짜리(약 15억6000만원) '매직 버스'를 이용한다.

비행기를 타는 여느 선수들과는 다르다.

그 안엔 킹사이즈 침대,샤워 시설,부엌,46인치 플라즈마TV 등 편의시설이 갖춰 있다.

또 천장은 온통 거울로,바닥은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다.

천장 거울에 대해 그는 "벨트 버클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라고 말한다.

그 거울만이 골프와 직접 관련된 시설인 셈이다.

데일리는 특히 목요일 밤엔 잠을 설치지 않고 푹 자려고 한다.

주말에 경기를 잘 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커트 탈락 후 짐을 꾸리기 전 좋아하는 만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