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美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이 모두 눈치보기에 돌입했다.

미국의 시장 컨센서스는 이미 0.25%P 금리인하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현실화되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나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강세, 달러화 약세를 고려할 경우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도 이같은 가능성을 반영,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어찌됐든 FOMC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에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1일 미래에셋증권 정상윤 연구원은 美 FOMC의 금리인하와 관련된 시나리오 분석에서 0.25%P 인하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예상외로 금리를 동결할 경우엔 신용 경색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실망 매물이 이어지면서 큰 폭의 조정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

이어 그는 연준이 금융 시장의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환기시킨 가운데 지난 9월과 같은 0.5%P 인하의 파격적인 조치가 취해질 경우 과거와는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0.5%P 인하는 실물지표의 장기적인 둔화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미국 경제의 악순환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으며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도 급속히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예상대로 0.25%P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두가지 시나리오의 전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방향성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동결시에도 시장의 기대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은 피할 수 없으나 성명서 내용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포함될 수 있어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

지난 8월 이후 시장 친화적으로 선회한 연준의 시각을 고려할 땐 0.25%P 추가 인하가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인하든 동결이든 미국의 금리결정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인하를 실시할 경우 유가와 원화 강세로 잠재적 부담은 있을 수 있지만, 이머징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도 있어 지수에는 중립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달러 약세 속도를 완화시켜 유가 및 원화가치 급등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일부 있을 것이란 분석.

국내 증시의 무게 중심이 미국보다는 중국에 쏠려 있다는 점에서도 금리결정의 영향력이 반감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영증권의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여부 보다는 금리인하로 인플레 압력이 커질 것인가 혹은 부동산 경기 안정의 배경이 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달러 약세나 유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 압력을 만들어낼 경우 증시엔 호재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

그러나 금리인하가 달러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은 향후 유가의 흐름인데, 유가 상승의 구조나 유가-물가간 상관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져 금리인하가 유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금리인하의 효과는 부동산 경기 안정에 맞춰야 한다면서 내년 상반기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 경기의 처방전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