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면서 일본에서의 반한ㆍ친일활동으로 이른바 '신친일파'로 불리우며 논란이 됐던 오선화(51)씨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가 입국을 거부당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1일 제주도에 거주하시던 어머니의 장례식 참석차 제주공항에 도착했으나 출입국관리법상 한국의 입국금지 대상자라는 이유로 일시적으로 입국을 거부당했다는 것.

그러나 1998년 일본에 귀하한 오씨는 일본 총영사관에 이 사실을 알려 한국 당국이 '인도적 배려'라는 명목으로 입국을 허용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선화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는 노골적인 친일활동과 한국을 폄하하는 활동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국관리법에는 ‘일제시대 일본 정부와 관련된 활동을 한자’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자’ ‘기타 입국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자’ 등은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번에 입국이 거부됐던 오선화씨는 지난 2006년 MBC 'PD수첩'에서 방송된 <신친일파의 정체를 밝힌다>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학력ㆍ경력ㆍ국적 위조의 의문을 제기해 논란이 된바 있다.

당시 방송에 따르면 일본 우익성향의 대학인 타쿠쇼쿠 대학의 국제개발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 정당화, 한국 폄하 내용의 강연 및 저술활동을 하면서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한국인'의 목소리로 대변해온 오선화씨가 실제로는 1998년 한국 국적을 버리고 일본으로 귀하한 '일본인'이라는 것.

한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일본 내에 많지만 오 씨가 특히 조명을 받아온 이유는 바로 그가 한국인이란 점 때문. 따라서 법적으로 일본인이 돼 버린 오 씨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또한 오씨와 동거했던 일본인 기요츠카 마코토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씨가 1983년 27세의 나이로 일본에 건너가 접대부로 일했었으며, 오씨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출세작 '치맛바람'이란 책은 당시 마코토 씨가 운영하던 한국어학원에서 잡담식으로 나오던 얘기를 오 씨가 1년 이상 받아적어서 책으로 출간한 것이라는 게 마코토 씨의 주장도 방송됐었다.

당시 방송에서는 오씨의 이름으로 출간된 수많은 저서 역시 대필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PD수첩' 취재진은 오씨의 글을 대필한 한 우익성향의 잡지기자로부터 “나는 이제 오선화 씨와 관계없다. 이제는 다른 사람이 (대필을) 하고 있다”란 증언을 얻어으며, 이 기자는 이어 몇 명이 글을 대필해줬냐는 질문에 “편집담당기자가 시켜서 하는 거니까 모르겠다.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유령작가)가 쓴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우익 언론인인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 신문 지사장조차 “그렇게 아주 정력적으로 계속 매년 한 권씩 책이 나올 정도로 과연 외국사람이 하기에 쉬운 일인가? 다 본건 아니지만 아마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것. 책 내용을 보면 아주 수준급이다. 그래서 혼자서는 조금 어렵다. 협조해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고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역시 “오 씨의 책에서 동원되는 지식에 내가 깜짝깜짝 놀란다. 비전공자로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튀어나온다”고 대필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에는 오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들이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등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입국거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선화씨는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또한번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