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0.26%에 이어 두번째로 높아..'무파업 타결'로는 최고
파업 악순환 고리 끊고 대화.양보로 노사 실리찾는 변화 계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높은 찬성률로 가결시킴으로써 현대자동차 노사는 10년만에 임단협 무분규 타결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현대차지부는 올해 임단협에서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6일 실시한 결과, 77.09%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찬성률을 이끌어냈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에서 타결한 안은 동종업계인 완성차 4사의 올해 임단협 타결안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찬반투표 전부터 가결은 확실시 됐었다.

노조 역사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역대 최고 찬성률은 2003년 이헌구 노조위원장 집행부 시절에 80.26%였다.

하지만 이 때는 4월18일부터 8월11일까지 116일간의 장기간 임단협을 벌이면서 28차례나 본교섭이 진행됐다.

또 당시 임단협 과정에서는 6월25일부터 8월5일까지 25일간의 장기 파업을 벌이기도 했으며, 교섭이 여름 휴가를 넘기면서 정부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파업기간은 1993년 윤성근 노조위원장 집행부 시절 임단협 때 벌인 35일간의 파업에 이어 두번째로 긴 파업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조합원들은 장기파업에 지쳐 잠정합의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려는 분위기가 높았고 곧 높은 찬성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2차 본교섭이라는 가장 짧은 기간안에, 그리고 10년만에 파업없이 잠정합의한 올해 임단협안에 대한 찬성률은 역대 최고라는 2003년의 80.26%와는 '차원이 다른' 의미있는 기록이라는 평가다.

또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잠정합의했던 시절인 1994년(60.01%), 1995년(66.62%), 1996년(70.33%), 1997년(72.51%)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는 완전히 탈바꿈한 적극적인 노사의 교섭태도 등을 통해 이끌어낸 올해 임단협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만족도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노조는 자체 평가했다.

이상욱 지부장도 이번 찬반투표 결과를 놓고 "악화된 국민 여론을 감안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합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임단협에 매진했다"며 "결국 국민과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원만한 타결을 이뤘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가 조합원들의 높은 찬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10년만에 무파업 임단협 타결이라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지평을 열고 파업의 악순환이라는 고리를 끊은 올해 임단협을 계기로 앞으로의 노사협상에서도 합리적인 대화와 양보를 통해 노사 모두 명분과 실리를 함께 찾는 점진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