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남부를 강타한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500명선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페루 소방당국 부책임자인 로베르토 오크노는 17일 "사망자의 수는 500~510명 선으로 증가했고, 부상자의 수는 1천6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잿더미 속에서 발굴되지 않은 시신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향후 사망자의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엔은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450명에 달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뒤 "지진 피해를 많이 받은 지역의 가옥파옥이 심한 만큼 앞으로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이날 헬기편으로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남부지역의 이카와 피스코시를 시찰한 뒤 3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인한 도로파손으로 피해 지역에 대한 접근이 힘들뿐 아니라 전기와 수도까지 끊긴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후안 멘도사 피스코 시장은 "도시의 70%가 파괴됐다"며 "전기와 마실 물도 없고, 통신도 계속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진 발생후 이 지역에 급파된 페루 적십자사 요원들은 도로파손 때문에 7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들은 이날 산클레멘테 교회가 무너진 현장에서 6명의 생존자를 구해냈다.

생존자들은 지진 발생 당시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산클레멘테 교회에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를로스 발레호스 보건장관은 "지진 발생후 24시간이 지날 경우 생존자를 찾을 수 있는 희망은 희박해진다"고 말했다.

여진 가능성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전날 강진 발생 후 진도 5 전후의 여진이 14차례나 발생했다.

페루 지구물리학회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감안할 경우 여진이 3주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카와 피아스코 지역의 부상자 수백여명도 여진 가능성 때문에 병원의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페루 지진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밝히고 긴급구호자금을 제공하는 등 국제사회에서도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카<페루> AP=연합뉴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