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세운상가 재개발,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등의 각종 사업을 유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남북 4대 축을 중심으로 도심을 집중 개발키로 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이 동서축으로 진행됐다면 오세훈 시장은 남북으로 개발축을 정해 강북 도심을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오세훈 시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도심 1축(역사문화축)은 경복궁ㆍ광화문~세종로~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남산 구간으로,시는 이 일대를 600년 고도의 숨결이 느껴지는 국가 상징가로로 조성할 계획이다. 광화문 광장 조성,남대문시장 재정비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서울역 앞 고가도로도 안전진단 결과,철거 판정이 내려져 2009년 철거된 후 2011년 말까지 새 디자인으로 신축된다. 시는 서울역 광장 주변 민간 건축물도 일부 철거하고 가로 판매대를 정비해 열린 광장으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이다.

북촌ㆍ인사동ㆍ삼청동~관철동~청계천~삼각동~명동으로 이어지는 도심 2축은 역사ㆍ전통과 첨단공간이 공존하는 관광문화축으로 육성된다. 남산 조망을 가리고 있는 낙원상가 철거 및 재정비,청계천 주변 U-city 사업 등이 이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을 잇는 도심 3축은 모두 녹지로 연결돼 장기적으로 북악산에서 관악산을 잇는 남북 육경(陸景) 축을 형성하게 된다. 이 가운데 세운상가 부지에 조성될 90m 폭의 녹지와 만나는 청계천 구간은 하천 폭이 90m로 확장되면서 대규모 수변 공원으로 재단장된다.

도심 4축은 대학로~흥인지문~청계천~동대문운동장~장충단길~남산 구간으로 패션ㆍ디자인 산업의 메카로 중점 육성된다. 한국판 퐁피두센터로 지어질 월드디자인플라자 건립 등 동대문운동장 일대를 공원화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흥인지문 주변도로 일부와 동대문종합시장 주차장 부지,종로 북측 일부 부지 등을 포함한 총 3500여평 규모의 녹지광장도 조성된다. 시는 우선 올해 말까지 1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흥인지문 옆 2개 차로(신설동 방향 진입로)를 폐쇄하고 그 자리에 녹지광장(1900평 규모)을 꾸밀 계획이다. 또 동대문종합시장 주차장부지,종로 북측 일부 부지 등에 들어설 녹지광장은 앞으로 민간이 추진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도심재개발 사업)을 통해 기부채납된다.

하지만 세운상가 재개발,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등 핵심 사업들의 경우 세입자,노점상 등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업이 시의 뜻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업이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돼 가뜩이나 심각한 교통난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현재 세입자 등 해당사업의 이해관계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통으로 인한 시민불편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