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아이고, 어떻게..."

이라크 아르빌 자이툰부대 영내에서 지난 19일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오모(27) 중위의 시신이 들어온 인천국제공항 외곽 화물터미널에서는 거센 장대비도 유족들의 아픔을 씻어 내릴 수 없었다.

이날 4시10분께 아랍에미리트 항공 소속 EK322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오 중위의 시신은 관련 수속을 거쳐 오후 5시35분께 화물터미널을 통해 빠져나왔다.

지난달 26일 평화.재건 임무를 부여받고 자이툰부대 6진 2차 교대병력으로 파병된 오 중위가 불과 한 달도 안돼 주검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화물터미널 셔터가 열리면서 태극기에 둘러싸인 목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족들의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호위병과 영정병의 뒤를 이어 8명의 운구병들이 한 걸음씩 내디뎌 목관을 대기중이던 앰뷸런스에 실었고 오 중위의 어머니 임모(58)씨는 "내 아들 어떻게, 나는 어떻게 살라고..", "아들아" 등을 연발하며 오열했다.

임씨는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을 실은 앰뷸런스를 부여잡고 몸부림쳤고 다른 유족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이라크로 출국해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돌아온 부친 오모(63)씨도 유족들의 오열이 이어지자 눈시울을 붉혔다.

오 중위가 파병 전 몸담았던 특전사 장병들도 이날 착잡한 마음으로 오 중위의 시신이 도착하는 장면을 지켜봤고 의장행사를 주관한 장준규(준장) 참모장 등 특전사 장병들은 거수 경례와 부동자세로 고인에 대한 예를 표시했다.

약 5분간에 걸쳐 진행된 간단한 의장행사를 끝으로 오 중위의 시신은 앰뷸런스에 실려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

한편 오 중위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유족 대표들과 자이툰부대를 다녀온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팀은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군 관계자들은 "오 중위의 정확한 사인은 부검 등을 통해 종합적인 결론이 나와 봐야 한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오 중위의 부친 등 유족들도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도 불구하고 입을 굳게 다문 채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