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집약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21일 오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전을 갖고 22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기획특별전 '발굴에서 전시까지'.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969년 설립 이후 국가적으로 중요한 유적을 발굴 조사한 성과를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기획 노하우로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선시대로부터 시작해 고려,신라,가야,백제 순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27개 유적지에서 발굴한 772점의 유물이 발굴 당시 사진 등과 함께 전시된다.

우선 전시실에 들어서면 힘차게 날아오르는 용 한마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1997년 11월 경복궁 경회루 연못을 준설하면서 건져올린 것으로 창건 이후 잦은 화재로 많은 건물들이 소실됐던 경복궁에서 불의 기운을 누르고 물의 기운을 더하기 위해 연못에 넣었던 두 마리 용 가운데 하나다.

발굴 당시 대선과 맞물려 화제가 됐으며 용을 인양한 뒤 외환위기가 터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드러난 건물배치와 출토유물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고려시대 유물로는 강화 왕릉에서 옮겨온 석제 두상과 석실분의 입구형태 등이 소개되고,동전과 옥장식품,삼족향로,역상감 병뚜껑 등도 선보였다.

또 최근 한창 복원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월정교 이미지를 건너 신라시대로 접어들면 경주 황남동 유적에서 발굴된 전설의 도료 황칠과 황칠액이 담겼던 굽다리접시,독특한 구성의 구황동 원지 출토 진단구 등을 만나게 된다.

분황사지,사천왕사지 등 출토유물도 전시되고 있다.

최근 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던 분황사 출토 15줄 바둑판도 볼거리다.

지금까지 출토된 목간 또한 한자리에 모였다.

고대 목간의 보고인 함안 성산산성 목간과 월성해자 목간 등을 비교할 수 있다.

가야시대 유적인 고성 내산리 고분군과 창녕 송현동 고분군 출토유물,풍납토성,부소산성,사비시대 백제의 도성으로 추정되는 관북리 유적과 궁남지 유적 등의 발굴성과도 보여준다.

특히 '화장실 고고학의 총아'라고 불리는 익산 왕궁리 유적 출토 휴대용 변기와 뒤처리용 나무막대,복원된 당시 공동 화장실 모습 등도 흥미를 끈다.

아울러 전시 유물과 함께 조선시대 감옥 모형,호국사찰 사천왕사 탑모형,왕궁리 화장실 체험공간 등이 마련되고 발굴현장의 생생한 감동을 전하는 영상물도 상영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