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분당급 신도시' 2곳이 동시에 발표될 수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의 집값.땅값이 꿈틀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21일 신도시 한 곳만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모처럼 안정세를 찾은 부동산 시장은 출렁이는 모습이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돼온 곳만 해도 경기도 용인 모현·남사면을 비롯해 광주 오포,동탄신도시(신도시 확대),고양,남양주,하남,과천,파주 등 10여곳에 달한다.


특히 이들 지역 중 상당수는 지난해 11·15 대책 발표 때부터 후보지로 거론되며 집값이 들썩이다가 최근 들어 잠잠해졌지만 정부의 '신도시 2곳 발표설'이 불거진 후 또다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땅값이 하루 만에 5% 오르고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등 벌써부터 신도시 개발 소문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신도시 후광 효과를 기대하며 진뜩 기대하고 있다.

용인시 남사면 삼원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 소문에 외지인들의 매수문의 전화가 30%가량 늘었지만 집주인들은 귀만 쫑긋 세울 뿐 팔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에서는 강남과 가까워 신도시로 이미 확정됐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탄신도시 주변의 땅값도 오르는 추세다.

A공인중개사무소는 "지난해 정부가 분당급 신도시 개발을 예고했을 때부터 강남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동탄을 확대해 분당급 규모로 키운다는 얘기가 나돌았다"며 "땅값 상승을 기대한 토지 또는 단독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는 없고 호가만 들먹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서북부권인 고양 일대도 신도시 개발설이 퍼지면서 땅을 매입하려는 투기꾼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고양시 덕이동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단독주택과 토지의 매물 호가가 분당급 신도시 2개 발표 가능성 보도가 나오자마자 5%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D부동산 관계자도 "주말부터 작전세력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좌동의 가좌마을부동산 관계자는 "신도시와 관련된 문의전화가 하루종일 걸려오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집값 상승 기대로 매물을 조금씩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집값 상승 움직임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동산컨텐츠 팀장은 "신도시 후보지로 소문이 난 곳 가운데는 입지 여건을 볼 때 가능성이 희박한 지역이 많다"며 "소문에 편승해 땅을 비싸게 매입한다면 손해볼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