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이 자동차 시승만으로 타이어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 지난달 25일 마카오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중국의 도시 주하이에 아시아 각국 50여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세계적 타이어 제조업체인 미쉐린이 출시한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용 타이어 '래티튜드 스포츠'와 '래티튜드 투어 HP'의 성능을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시승체험은 여러 도로 조건에서 이뤄졌다.

먼저 '래티튜드 스포츠'를 끼운 카이엔에 올라타고 급정거와 급회전을 되풀이했다.

일반 승용차 타이어보다는 크고 무거웠지만 고속 주행 시 접지력을 높여주도록 설계된 덕분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즉시 노면에 타이어가 찰싹 달라붙어 정지하는 기분이 들었다.

미쉐린 관계자는 "래티튜드 스포츠는 원심력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BAZ 벨트라는 신기술이 적용돼 핸들링과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타이어는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포르쉐의 뉴카이엔에 기본 타이어로 장착되고 있다.

다음 시승 체험은 젖은 도로에서 실시됐다.

'래티튜드 투어 HP'를 단 아우디 Q7에 탑승했다.

물이 뿌려진 도로를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주행 도중 좌우로 반복해서 핸들을 꺾어야 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슬그머니 속도를 낮췄다.

그러자 옆자리에 동승한 안전요원이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그냥 핸들을 꺾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시 속력을 낸 뒤 급회전하자 차량이 옆으로 심하게 쏠렸지만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어 기존 미쉐린의 SUV용 제품인 '싱크론'을 장착한 차량을 타봤다.

젖은 노면에서 급격하게 운전대를 꺾자 역시 미끄러짐은 없었지만 앞의 차량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정지음이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오프로드(비포장도로)에 도전했다.

'래티튜드 투어 HP'를 끼운 BMW X5을 타고 돌멩이가 많은 흙길을 달렸다.

돌이 타이어에 밟히면서 쇳소리가 났다.

타이어에서 금속과 같은 단단함이 느껴졌다.

온로드(포장도로) 위주의 고객을 위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지만 오프로드용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미쉐린 관계자는 "한국과 북미지역에서는 SUV 수요가 주춤하고 있지만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점점 더 성능이 뛰어난 차량 개발에 힘쓰는 만큼 타이어도 이에 걸맞은 고성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주하이(중국)=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