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재무구조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향후 주가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최근 주가도 6일 연속 하락세다.

유일한 상승 모멘텀으로 꼽히고 있는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과 美 현지 판매 성장률 추이에서 기아차 주가 향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최근 기아차의 재무구조 위험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설과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차 주가 1년간 추락..시총도 반토막

기아차 주가는 작년 1월초 이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06년 1월2일 2만815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달성한 이후 2007년 4월 현재 1만1000원~3000선을 오가고 있다. 시가총액도 1년 새 9조원에서 4조원 가량으로 반토막 났다.

<최근 2년간 기아차 주가와 목표주가 차이>


기아차의 향후 주가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나, 우선주 리스크가 주가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CJ투자증권은 "판관비 부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지만, 우선주 발행(2008년)에 따른 리스크가 주가 판단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변수 악화와 공격적인 해외투자 등으로 캐시플로우(Cash Flow)가 나빠졌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아차의 재무구조 개선이 자체해결 가능한 것인지, 계열사 지원을 받게 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 연구원은 '중립' 의견을 고수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100억원 안팎 영업손실 전망

맥쿼리증권은 기아차가 올 1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 4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23.1%에서 22.5%로 줄어든데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맥쿼리는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만 재고 수준이 각각 월 판매량의 5배와 5.7배에 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CJ투자증권은 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 자동차 판매대수의 경우 내수 6만7167대, 수출 20만3953대 등 모두 27만1120대로 전년동기 대비 7.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지 재고 증가에 따른 선적 감소와 쏘렌토 생산 차질 등이 겹치면서 수출이 11.6% 줄어든 게 큰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긍정적 모멘텀은 없나?..슬로바키아 공장+美 판매성장

동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의 성공적 가동만이 기아차의 유일한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한 뒤 다섯 가지 성장 모멘텀을 발견했다고 극찬했다. △씨드 반응 탁월 △빠른 가동률 △경쟁력 개선 △새모델 출시 △현대모비스 수혜 등이 그것이다.

이 증권사 서성문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 씨드(Cee'd)의 경우 지난 3월까지 판매대수만 1만2337대를 기록했다"며 "올 한해 판매목표인 8만대 달성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력도 개선되고 있다. 현지공장 설립으로 10% 관세가 면제되는데다 인건비가 한국의 7분의 1수준에 불과해 원가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기아차의 올 3월 미국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6.0% 증가한 2만7567대로 비교적 순항 중이다. 시장점유율도 1.79%로 전년에 비해 0.09%포인트 가량 성장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현대차와 달리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의 판매량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은 소형 승용차와 소형 SUV차량을 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증권사는 기아차 점유율이 3.0%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판매량 증가 속도가 현대차보다 빠를 수 있다는 밝은 전망을 내비쳤다.

하지만 기아차 주가는 위기론이 은근히 확산되면서 6일 연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20일 오전 기아차는 전날보다 1~2% 하락률을 기록하며 1만2000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6일 이후 두달 보름만에 1만2000원선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