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파머(78)가 6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명장열전' 마스터스골프대회의 시타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4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파머는 이날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타할) 시간이 왔다"면서 "오거스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고, 마스터스는 개인적으로 내 인생에서 의미하는 바가 큰 대회"라면서 시타 결정 이유를 밝혔다.

마스터스 시타는 샘 스니드가 2002년 세상을 떠난 이후 중단됐으나 파머의 결심으로 5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PGA 통산 62승을 올린 파머는 메이저대회에서 7승을 거뒀고 이 가운데 4승을 마스터스 그린재킷으로 채웠다.

파머는 2004년 마스터스에 50년 연속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한 뒤 작년 10월 한 시니어대회에 출전했다가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마스터스 최초의 시타는 1963년 조크 허치슨과 프레드 맥레오드가 시작해 각각 1973년과 1976년까지 했고, 이후 4년간 하지 않았다가 1981년부터 진 사라센과 바이런 넬슨이 바통을 물려받았다.

사라센과 넬슨은 각각 1999년과 2001년까지 시타를 했다.

우즈 "나에게 도전할 영건이 누구냐"

다섯번째 그린재킷에 도전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누구도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간단 명료하게 피력했다.

스포츠 티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우즈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인 필 미켈슨(미국)을 밀어낼 젊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즈는 "그게 누군데?(Who?)"라고 짧게 맞받아 질문한 기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미켈슨 "이번에도 드라이버 2개 장착"

작년 2개의 드라이버를 들고 출전, 코스에 맞게 티샷을 요리해 우승을 차지했던 미켈슨은 올해도 역시 2개의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오기로 했다.

`제2의 드라이버'는 최근 캘러웨이골프가 내놓은 사각 드라이버라고.
미켈슨은 "샤프트가 긴 두 번째 드라이버로 연습을 많이 해왔다.

적절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켈슨은 대신 샌드웨지와 3번 페어웨이우드를 골프백에서 뺐고, 아마추어들은 도저히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64도짜리 웨지를 집어넣었다.

그린 주변에서 볼을 높이 띄우는 등의 용도로 쓰이는 64도 웨지는 `쇼트 게임의 1인자'인 미켈슨 외에는 사용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미켈슨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전장이 길어지면서 지난 3∼4년간 샌드웨지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어, 50번째 마스터스 출전

잭 니클러스, 파머와 함께 1960년대 세계 골프 '박3'로 군림했던 개리 플레이어(남아공)가 50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올해 71세인 플레이어는 마스터스에서 1961년, 1974년, 1978년 등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특히 1959년∼1982년에 세운 23회 연속 컷 통과는 아직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기록이다.

마스터스 50회 출전은 파머에 이어 플레이어가 두번째.
플레이어는 "이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은 굉장한 특권"이라면서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출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니클러스와 파머도 평생 출전권을 갖고 있으나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출전을 중단했다.

해링턴 "이제는 유럽에서 우승 나와야"

유럽프로골프 투어의 강호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1999년 이후 유럽에서 배출되지 않고 있는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이제는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짐작했다.

해링턴은 "우리는 라이더컵에 공헌을 세운 젊은 선수들이 많다"면서 "이 가운데 우승자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링턴은 그러나 마스터스가 결코 정복하기 쉬운 무대가 아니라는 점을 시인했다.

올해 여덟 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해링턴은 "오거스타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유럽 선수는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이 199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같은해 폴 로리(스코틀랜드)가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