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ㆍ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株 살때 … 'FTA 충격파' 연일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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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제약주에 찬물을 끼얹었다.
3일 의약업종지수는 108.98포인트(3.25%) 내린 3240.42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이다.
이날 하락률은 북한 핵 실험이 증시를 강타한 지난해 10월9일(-5.41%) 이후 최대 낙폭이다.
특허 기간 연장과 자료 독점권 기간 보장 등 협상 결과가 국내 제약업계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은 우량주를 싸게 사는 기회"라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제네릭 업체에 타격 우려
올 들어 제약주는 12.1% 내렸다.
1.90% 오른 코스피지수와 비교해 아주 부진한 성적표다.
한·미 FTA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를 억눌러왔다.
협상이 타결된 후에도 주가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국제약품은 6.20% 급락했으며 수도약품 종근당 종근당바이오 영진약품 녹십자 한미약품 등도 5% 이상 빠졌다.
권해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 강화가 국내 제네릭 제약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최초 신약(오리지널)과 비슷한 약효를 내는 카피약(제네릭) 출시가 늦춰지거나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 허가 절차로 인해 특허권을 사용할 수 없는 기간만큼 특허 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제네릭 제품 발매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낙폭은 심리적인 측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현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시장이 과민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형 우량주 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제약사에 긍정적이라며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 연구위원은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상위 제약사들은 개량형 제네릭 의약품 개발을 통해 중소형 제약사와 차별화된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진균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제네릭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약업체 간 차별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대형 제약사들은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투자증권은 한미약품과 동아제약을,대우증권은 대웅제약 녹십자 종근당을 최우선 추천주로 꼽았다.
또 실질적인 영향은 수년 후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크리스티나 리 맥쿼리증권 연구원은 "FTA 협상 결과는 2009년 실적에나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유한양행과 동아제약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도 "이번 FTA 결과는 과거에 이미 관례적으로 인정돼오던 부분을 명문화한 사항도 있다"며 "개량신약 업체의 실질 피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외제약과 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조은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생산 설비 및 제네릭 의약품의 한·미 간 상호 인정은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