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사무국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로부터 '전경련 발전 방안'과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 증진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경련 회장이 똑같은 주제를 놓고 마치 경쟁을 시켜 '지상면접'을 보듯이 보고서를 받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앞두고 있는 사무국은 '태풍전야'의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28일 "조 회장이 부장급 이상부터 전무까지 15명 상당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향후 전경련을 어떤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라는 지시를 내려 지난 27일 모든 간부들이 보고서를 냈다"며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서류봉투를 밀봉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전경련 발전방안 외에 앞으로 회원사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아이디어도 보고서에 포함시키도록 지시했다.

전경련 임직원들은 조 회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 21일부터 치밀하게 업무를 보고받고 있는 와중에 개별적인 보고서 제출까지 요구하자 초긴장하고 있다.

전경련에 대한 강도높은 내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파악을 마친 조 회장이 대폭적인 조직 쇄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간부들이 낸 보고서에는 전경련의 자기반성과 함께 향후 전경련의 위상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짜임새있게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또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일상적인 업무는 제쳐 놓고 향후 대선정국에서 주요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제시할 '비전코리아' 내용부터 먼저 보고를 받겠다고 하는 등 실무자들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기강을 잡고 있다.

조 회장은 한경연이 보고한 대선공약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작성해올 것을 지시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