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의 5개 회사 주주총회에서는 법무, 세무출신의 사외이사가 대거 기용돼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에서는 경제기획원 사무관 출신인 이선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등기이사에 올랐고 강일형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임영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등재됐다.

육사출신인 강 전청장은 세무관료로 변신, 영등포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있었으며 임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국장과 정책국장, 송무기획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사외이사 구성은 불공정거래, 글로비스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의 결정을 앞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최병철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를 각각 사외이사로 신임, 재신임했다.

최 고문은 국세청 국세조세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부산국세청장, 국세청 법인 납세국장을 지낸 정통 세무 관료이며 우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100명을 넘는 대형 로펌 율촌을 이끄는 법조계의 거물중 하나이다.

현대하이스코도 김호기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김영진 변호사를 각각 감사위원으로 영입했다.

김 전 청장은 서울국세청 조사3국장,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을 역임했고 김 변호사는 서울지검 서부지청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구지검 검사장을 거쳤다.

계열사중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공사를 염두에 두고 공과대 교수 2명을 사외이사로 데려왔고 글로비스는 임기가 차지 않아 사외이사의 선임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총을 앞둔 기업들이 관료 출신 등 소위 줄을 댈 수 있는 인사를 영입하는 사례가 수없이 많았다"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명망있는 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