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슨측 "인도와의 회담 유용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주요국인 미국과 EU(유럽연합), 인도, 브라질은 지난 주말 런던에 이어, 제네바로 자리를 옮겨 5∼6일 협상 진전 방안을 계속 협의한다.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런던에서 3일 카말 나스 인도 상업장관에 이어, 4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농업 보조금 및 관세 인하, 비농산물 시장접근 등 DDA 협상의 핵심쟁점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만델슨 집행위원측은 "나스 인도 상업장관과 가진 회담은 유용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 전했다.

이들은 제네바로 자리를 옮겨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을 포함해 4개국간 다각적인 양자회동을 지속할 예정이나, 4개국 모두가 참여하는 다자회담이 개최될 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미국과 EU는 세계 1위와 2위의 무역대국이고, 인도와 브라질은 신흥 개도국의 입장을 대표하고 있어 농업을 비롯한 주요 핵심쟁점에 대한 이들 4개국의 합의 여부가 151개 WTO 회원국 전체가 합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WTO 소식통은 "앞으로 151개의 WTO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다자협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 교착상태를 타개할 돌파구가 마련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년여 계속되고 있는 DDA 협상이 타결되려면 미국은 정부의 농업보조금을 더 큰 폭으로 삭감해야 하며, EU는 농업수입 관세를 더 많이 인하해야 하는 반면, 개도국은 공산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시장접근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과 EU 모두 농업 분야에서 더 많은 양보를 하는 것과 관련해 국내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태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3일 만델슨 EU 집행위원이 협상 타결에 집착해 농업 부문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그 같은 협상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