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본부장, 北 김계관 부상 만나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은 3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에서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양자 회동을 갖고 6자회담의 2.13 합의에 따른 실무그룹 회의 운영방안을 협의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저녁 김 부상이 머물고 있는 맨해튼 밀레니엄 호텔에서 김 부상과 50여 분간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할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며 "북측은 초기단계 이행(영변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재개)에 합의를 했고 이행을 위해 자신들이 할 일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5~6일 뉴욕에서 이뤄지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남.북 양자 회동에서 천 본부장은 김 부상에게 지난 며칠 간의 방미 결과 및 워싱턴의 분위기를 설명했고 앞으로 2.13 합의를 어떻게 신속하고 순탄하게 이행할 것인가 등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2.13 합의에 따른 실무그룹 회의, 특히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경제.에너지 분야 운영방안의 심도있는 협의를 가졌다"며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 개최시에 북측이 무엇을 준비해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천 본부장은 북.미 실무협상에서 이견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 "2.13 합의에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 등이 언급돼 있는 데 정치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천 본부장은 미국을 방문하기 이전에 김 부상과 만나기로 미리 약속을 했는지에 관해서는 "방문 전에 약속한 것은 아니고 여기 와서 했다"며 "자주 만나는 사이기 때문에 서로 시간이 되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미 협상에서 합의가 나올 것을 묻는 질문에는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지금은 초기단계 이행조치들이 순탄하게 실행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 성급하게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 본부장은 북한의 2.13 합의 이행에 의심을 갖는 의견들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항상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도처에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을 방문한 뒤 이날 오후 뉴욕에 도착한 천 본부장은 김 부상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투숙, 남북이 양자 회동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천 본부장은 4일 새벽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