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자살폭탄테러로 윤장호 병장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한국 다산·동의부대와 미군 간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번 테러사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러집단도 파악하고 있었던 딕 체니 부통령의 기지 방문 정보를 한국군은 미군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기지 내 경계강화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체니 부통령의 방문 계획은 다른 동맹국에도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정보공유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은) 정치적,전략적 판단에 따라 알리지 않은 것 같다"며 "바그람 기지 내 경계강화 및 주둔지 방호(경계)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탈레반이 체니 부통령을 겨냥해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만큼 체니 부통령의 방문 계획이 사전에 바그람 기지 내 동맹군에 알려졌다면 보다 강화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산·동의부대가 그동안 테러 가능성 등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미군이 부대 외곽경계를 맡고 있어 다산·동의부대는 테러세력의 직접적인 위협에 덜 노출돼 있어 부대방호태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대원들이 정문 근처 위병소에 현지 기능인력을 인솔하러 갈 때도 경계요원이 따라 붙지 않고 있다. 합참도 최근 수차례 적대세력의 동향을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 등에 전파했으나 다산·동의부대에는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 23일 자이툰부대에 경계강화 및 자체방호체계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아프간에는 보내지 않았다"며 "아프간은 영내 활동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위해요소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합참은 고 윤장호 병장(27)에 대해 전사(戰死) 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윤 병장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뜻에서 전사 처리와 1계급 추서를 적극 검토하는 한편,무공훈장 추서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