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애니콜 신화'의 주역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기술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고 경영자가 교체된 계열사는 신라호텔, 제일기획, 삼성BP화학, 삼성코닝 등 4개 사에 불과해 이번 인사는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현재 경영진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이기태(59) 기술총괄 부회장 = 이기태 부회장은 약 7년 동안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을 이끌어 오면서 '애니콜 신화'로 휴대전화 사업을 그룹의 대표적인 일등 사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이 부회장은 대전 출신으로 보문고,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지금까지 해외 연수나 유학을 간 적이 없는 순수 국내파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을 세계적인 최고급 브랜드로 키워냈으며 휴대 인터넷인 와이브로(WiBro)를 미국 기간망으로 채택시키는 경이로운 성과를 이뤄냈다.

이 부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마케팅 전문가로, 과거 애니콜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생소했을 때 삼성의 휴대전화 품질을 의심하는 바이어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휴대전화를 바닥에 내동댕이 친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 부회장은 197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비디오사업부 부장과 무선사업부문 이사 등을 거쳐 2001년 정보통신총괄 사장에 올랐다.

▲ 성영목(50) 호텔신라 사장= 성영목 사장은 삼성물산 유통 부문에서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호텔신라로 옮긴 후 골칫거리였던 호텔의 면세사업부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유통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성 사장은 김천고,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9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비서실 운영팀과 재무팀, 경영기획팀 등을 거쳐 이후 삼성물산 유통 부문으로 옮겨 유통 실무를 담당했다.

2002년 1월부터는 호텔 신라로 자리를 이동해 제주호텔 사업부장을 시작으로 면세점 총괄 겸 제주호텔 총지배인, 면세서울점장, 면세유통사업 총괄 등을 지냈다.

▲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55) = 김낙회 사장은 제일기획 공채 출신으로 광고 영업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내부 승진을 통해 제일기획 사장이 된 첫 번째 케이스다.

김 사장은 제일기획에 입사한 이래 광고기획, 영업 등 다양하고 풍부한 업무경험을 쌓아 광고 분야 전반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광고 전문가'로 통한다.

김 사장은 성남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왔으며 1976년 제일기획에 공채 2기로 입사한 이후 제일기획 광고국, 경영기획팀 등을 거쳐 부사장을 지냈다.

▲ 이순동 삼성전략기획실 실장보좌역 사장(59) = 이순동 사장은 CBS PD와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 등을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이번 인사에서 홍보맨 출신으로는 최초로 삼성그룹에서 사장 자리에 올랐다.

배재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이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 홍보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6년 동안 '삼성의 입'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기업 홍보 분야를 개척해 왔으며, 작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이 사장은 또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의 공식 후원을 통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