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16일 "정치권이나 정부가 경제살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등촌동 서울신기술창업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는 경제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만들기이며, 이는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바꿀 수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의 이날 발언은 당내 대권 라이벌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진영에서 최근 이슈화하고 있는 `후보검증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정치적 행보 보다는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이 자리에서 후보검증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같은 당에 있으면서 화합하고 공동대처를 해야 하는데..."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그 쪽(박 전 대표측)에서도 깨닫게 될 것이다.

매우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올연말 대선이 있는데 선거가 과열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민생경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면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개인 사무실인 안국포럼에서 가진 캠프 내부회의에서도 박 전 대표측이 연일 제기하고 있는 '후보검증론'에 대해 "경제가 어려운데..안타깝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지금은 민생경제의 위기상황으로 정부가 여기에 대한 긴급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 뒤 "요즘 우선순위가 바뀐 듯한 생각이 드는데 정치권이나 행정부가 경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사태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강력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그걸 소홀히 하면 정부가 민생경제 살리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살리기, 일자리 만들기는 누구나 이야기를 하지만 이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기업인들을 보면 정부나 정치인은 부끄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창업센터에서 가진 벤처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여기 있는 분들의 기업이 올해 안에 죽으면 안된다.

앞으로 1년만 버티면 기업을 살리는 명약이 나오지 않겠나"면서 간접적으로 대권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